코로나로 조기폐막 후 2년만에 다시 공연…개막 열흘 앞두고 막바지 연습
음악은 칼, 춤은 무술처럼…돌아온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검은색 볼 캡을 눌러쓴 다부진 체격의 남성들이 고난도 '칼군무'를 선보인다.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아크로바틱과 화려한 안무로 북한 특수공작 5446부대의 혹독한 훈련 장면이 채워진다.

4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 공연 연습실은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 THE LAST'의 주요 넘버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기합으로 가득 찼다.

추정화 연출은 "뮤지컬에서 노래 자체가 칼이 돼야 하고 안무 자체는 무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큰마음 먹고 큰 극장에서 만들어보자고 했는데 이전에 작은 규모에서는 못 보여준 5446부대의 칼군무와 무술을 더 실감 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남파된 북한 특수공작원 3인방이 남한 달동네에 잠입해 동네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해 살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2010∼2011년 연재된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2013년 김수현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관객 약 700만명을 동원하는 등 대중에게 이미 낯익은 내용이다.

하지만 춤과 노래를 입혀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로 새롭게 태어났다.

음악은 칼, 춤은 무술처럼…돌아온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6년 초연 때는 소극장에서 선보였지만 2020년에는 몸집을 키워 600석 중극장으로 옮겼다.

추 연출은 "처음에는 영화에 무술 장면이 많은데 어떻게 200석짜리 무대에 올리느냐"는 우려가 컸다면서도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뮤지컬 콘텐츠로 자리 잡아 기쁘다"고 밝혔다.

원류환 역을 맡은 이호원은 "영화와 웹툰으로 너무 재밌게 본 작품이라 뮤지컬로 하면 재밌을까 생각했다"면서 "각색 대본을 봤을 때 웹툰과 영화보다 더 통찰력 있는 각본이 나온 것 같이 느꼈다"며 각본·연출진에 공을 돌렸다.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 김수용(김태원 역)은 "웹툰을 무대에 올리는 사례의 '바이블'(지침이 될 만큼 권위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봤다"며 "작품 스케일이 커졌고 내용과 액션이 보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번 공연은 2020년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조기 폐막했다.

어려움을 딛고 약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백인태·서승원 등 기존 배우 외에 오종혁·유태양·유회승 등을 추가로 캐스팅해 신선함을 더했다.

공연은 오는 14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진행된다.

티켓은 3일 오전 11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