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학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한 명이 발생하자 학생과 교수 1만3천여명을 격리 조치했다.

中대학, 무증상자 1명 나오자 1만3천명 격리…구호뿐인 정밀방역
정밀 방역으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라는 중국 지도부의 주문에도 일선에서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4일 중국청년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둥대는 지난 1일 학생과 교수 1만3천명가량을 지난시 등 산둥성 내 4개 도시 격리시설에 분산 수용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격리시설 이송은 마치 군사작전 같았다.

지난 1일 학생 1명이 무증상 감염 판정을 받자 학교 측은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부터 선박과 대형버스를 동원, 학생들을 외지 격리시설에 실어날랐다.

학생들은 산둥성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개월가량 외출이 금지된 채 학교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중이었다.

학생 일부는 웨이보에 "격리시설 음식이 훌륭하다"라거나 "누군가 산둥대의 격리 조치를 비판한다면 우리는 그를 욕할 것"이라는 글을 올려 학교 측을 두둔했다.

그러나 "이미 오랜 기간 학교에 갇혀 있었는데 무증상자 한 명이 나왔다고 이런 법석을 떠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가 사용자 계정의 IP 소재지를 공개하면서 신분 노출을 우려한 학생들이 속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정밀 방역으로 대가는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라는 중앙의 지침이 일선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며 "방역 실패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르니 그들만 탓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의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지난달 29일 웨이보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재차 확인한 것은 경제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이라며 "충격요법식 전면적인 봉쇄는 경제도, 대중도 견딜 수 없다"고 과도한 방역을 비판했다.

이어 "한 명의 감염자, 심지어 밀접 접촉자만 나와도 봉쇄하는 것은 중앙의 지도 정신에 어긋날뿐더러 과학 방역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