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옛 KT캐피탈)과 에큐온저축은행(옛 HK저축은행)을 2019년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가 인수금융에 대한 대규모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한다.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와 시중 은행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제2 금융권의 자산 규모와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인수금융에 대한 6740억원 규모 리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이 대출 주선사로 참여할 예정이며 금리는 5% 후반대로 결정됐다. 새로 일으키는 대출로 기존 차입금을 갚고 남는 돈은 배당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전략이다.

베어링PEA는 2019년 8월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로부터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약 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우리은행으로부터 2850억원을 차입했다. 이번 리캡으로 차입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셈이다.

대규모 리캡이 가능한 이유는 두 회사의 자산 규모와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애큐온캐피탈의 연결 기준 순자산 규모는 베어링PEA 인수 전인 2018년 6166억원에서 지난해 909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리캡에서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가치는 순자산의 1.25배 수준인 약 1조2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년반 만에 몸값이 두 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베어링PEA는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애큐온캐피탈 지분 93.98%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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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은/차준호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