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등 사안에 "안타깝다" 반복해 질타
'구체적 답변' 없어…부처 간 업무조정 능력 부족 지적도
학자 출신 환경부 장관 후보자 '전문성·리더십' 논란(종합)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전문성과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 후보자가 "환경정책 전문가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라면서 전문성을 지명이유로 들었다.

한 후보자는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만 답했다가 질타받았다.

그는 송 의원이 "환경부 소관 사안인데 잘 살펴보겠다고 답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되묻자 "제가 긴장했다"라면서 "잘 살펴보겠다"라고 다시 답했다.

이날 한 후보자는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해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예상 정화 기간 등을 묻자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원론적인 답변을 계속하면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턴 "구체적인 답변이 없다"라고 지적받았다.

장 의원은 "최근 10년 내 후보자가 (환경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주장을 한 글이 없고 여러 정부위원회에 참가해서도 구체적인 발언이 없었다"라면서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답변을 구체적으로 해줘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다"라고 주문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배출권할당위원회에 6번 서면으로 참석했으나 한 차례도 별도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는 25번 회의 중 20번 동안 발언이 없었다.

이날 여야 모두에서 한 후보자가 환경부 장관으로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은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뿐 아니라 수십 개 소속·산하 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후보자는 거대 기관을 관리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고 한 후보자는 "수평적 소통으로 직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겠다"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한 후보자는 타 부처와 업무조정 능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에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라면서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지내며 쌓은 정책조정 경험과 공공기관에서 조직을 관리한 경험으로 부처·이해관계자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관련 질문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답했다가 해결책을 거듭 질문받자 "후보자로서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고 (취임 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가습기 살균제 조정위가 제시한 최종조정안을 거부한 옥시레킷벤키저 박동석 대표이사와 애경산업 채동석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종조정안에 따르면 옥시와 애경산업은 최대 9천240억원인 조정액의 60%를 분담해야 한다.

기업들은 조정액 분담기준 조정과 조정안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면 모든 보상이 끝나는 '종국성' 보장을 주장한다.

한 후보자는 "신규로 발생하는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면제하는 것은 현행법상 어렵고 기업에서 계속 책임을 가지고 보상해야 한다"라고 말해 정부가 나서서 종국성을 보장하긴 어려움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