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로 조정 가능성"…'공' 넘겨받은 靑, 일정조율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
특사고민 시간벌기 측면도…국힘·檢 압박 부담에도 거부권 가능성 낮아
민주, 靑에 국무회의 연기 요청…사면론·거부권 맞물려 '촉각'(종합2보)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의 공포와 관련, 청와대에 오는 3일 오전 예정된 국무회의 시점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번 법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공'을 넘겨받게 된 청와대는 일단 민주당과의 일정 조율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 대통령이 법안 공포에 협조해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고 검찰 역시 강력히 반발 중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로선 부담이지만,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 靑에 국무회의 연기 요청…사면론·거부권 맞물려 '촉각'(종합2보)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낮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첫출마지원단 퍼스트펭귄 필승결의대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에 국무회의 연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완료 예정일(5월3일)이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 날과 겹친 만큼 청와대에 국무회의 일정을 사전에 조정해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5월 3일 오전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되면 아무래도 이송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따라 국무회의가 4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 역시 국무회의 의결사항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일정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무회의가 뒤로 연기될수록 문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청와대 역시 일정을 미루는 것이 나쁠 것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 이날이 휴일인 만큼 본격적인 일정 조율은 다음날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4일로 조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가장 많다"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3일 오후 늦은 시간에 국무회의를 하거나, 반대로 아예 6일까지 미루는 방안 등도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만일 6일까지 국무회의가 밀린다면 법무부의 사면심사위원회는 5일에 개최해도 되며, 문 대통령은 4일까지 고민할 시간을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청와대가 국무회의 일정을 조정할 경우 이번 법안 입법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 측에서는 국무회의 일정 연기를 '꼼수'라고 비판하며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검찰 역시 문 대통령이 '합리적 결정'을 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등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에도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은 잘된 합의"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또 이 법안에 한때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사안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부담을 안긴 하겠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민주당과 국무회의 일정을 조율해 법안 공포에 협조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