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계열 정당들이 강세를 보여온 곳이다.
이번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판세를 보더라도 대개 국민의힘 후보들이 앞서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 부산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맞붙는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62.67% 지지율로 당선된 데다 현직 프리미엄까지 더해 우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박 시장 측 인사는 "남은 기간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박 시장이 1년간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인물난을 겪다가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후보로 선정했다.
변 예비후보는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정치 신인으로 참신한 이미지를 지닌 게 강점이다.
그는 "쉬운 선거는 아니지만, 민주당 지지 세력을 최대한 결집하고 부산을 바꿀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며 "반드시 승리해 시민이 주인인 부산과 시민의 권리가 완성되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경남
경남지사 선거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지사의 빈 자리를 놓고 4인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차출론까지 일었던 민주당에서는 양문석 전 도당 부위원장이 후보로 나왔고,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경선 3수 끝에 박완수 국회의원이 5선 국회의원인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을 경선에서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정의당에서는 여영국 당대표가 진보 주자로 출마를 선언했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진석 두손인터내셔널 대표이사가 무소속으로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제20대 대통령선거 표심의 재현 여부다.
대선에서 드셌던 정권교체 표심, 현역 의원 출마, 도정 공백을 초래한 '김경수 심판론' 등이 뒤섞여 폭발력을 키우면 국민의힘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부울경 메가시티'를 주도한 김 전 지사에 대한 응원 정서가 작동하고, 민주당 양 후보가 정의당 여 후보에게 제안하겠다고 밝힌 단일화가 실행된다면 민주당이나 정의당이 선전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그래서 단일화인데, 실현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 울산
울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송철호 현 울산시장, 국민의힘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 울산시장을 3선한 무소속 박맹우 전 국회의원 등 3명 간 경쟁 구도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장을 3선 했으나 최근 국민의힘 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되자 탈당했다.
송 후보에 맞서는 쪽의 후보 간 분열에 맞물려 그의 재선 여부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송 시장이 재선한다면 울산에서 민주당 계열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상황은 그러나 그 어떤 속단도 불허한다.
정권 말기 지속하고 있는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사건 재판과 낮은 직무수행평가 지지율이 송 시장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국민의힘 김 후보와 무소속 박 전 의원 간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그것이야말로 선거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 대구·경북
대구시장은 인지도나 무게감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앞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소속 정당별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홍 후보를 포함해 민주당 서재헌 후보, 정의당 한민정 후보,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 등 4명이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후보들이 젊은 패기와 열정,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정책을 내세우지만, 아직 지지율 상승세는 크지 않다.
5선 국회의원에 대선주자로까지 뛰어본 홍 후보의 인지도와 경험을 다른 후보들이 뛰어넘기는 여러모로 쉽지 않아 보인다.
경북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이철우 현 지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의 높은 인지도와 지역의 보수색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평가다.
당내 경쟁자가 없어 지난달 11일 일찌감치 공천이 확정된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지 못한 민주당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경북지사를 전략공천 하기로 한 만큼 지역민과 소통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을 곧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황봉규 김현태 오수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