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초고령화로 인구 급감…'작은 학교'로 살아남기
개교 100주년인데…6학급, 30명 의령 칠곡초교의 고민
경남 의령 칠곡초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으나 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는 맞춤형 방과 후 수업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저출산 고령화라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해야 폐교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1922년 칠곡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칠곡초의 현재 전체 학생 수는 6학급 30명에 불과하다.

학년별로 1학년 14명, 2·3학년 4명, 4학년 4명, 5학년 5명, 6학년 3명이다.

전교생이 939명에 달했던 1971년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의령은 지역 내 65세 이상 비율이 약 37%로 초고령화 사회(20% 이상)인데다 전체 인구가 2만6천여명인 '초미니 지자체'이다.

작년 의령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겨우 75명이라 학교 미래 전망도 밝다고 단정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칠곡초는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전교생 60명 이하인 '작은 학교'로 지정돼 학생 수요를 반영한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등 지원을 받고 있다.

학교의 활기를 북돋기 위한 자체 노력도 상당하다.

지역 내 어린이집에 학교를 홍보하는 유인물을 배부하거나 이장단 회의에 참석, 학교 사정을 얘기하며 신입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돌봄교실을 4학년까지 확대하고 영어나 컴퓨터 자격증은 물론 승마, 바이올린, 어린이를 위한 '스내그 골프'까지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올해 신입생만 14명 입학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절대적 수치로 보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으나 타 학년이 3∼5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두세 배에 달하는 신입생을 한꺼번에 받아들인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인해 칠곡초 교직원들은 책상과 사물함 등 기물을 서둘러 마련하는 등 '행복한 학기 초'를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산적한 과제도 적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신입생 유치는 사실상 다른 학교 학생을 뺏어가는 '제로섬 게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박해순 교장은 "서울에 있던 분이 어디에 정착할까 고민하다 우리 학교 소개를 받고 만족하며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며 "학교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지자체도 저출산이나 인구 감소에 노력해주면 폐교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