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생 사업에 투자했다가 손실" 진술 등 토대로 자금추적
횡령액 614억, 형제가 나눠 사용한 듯…동생도 조사 마치면 영장 신청 방침
우리은행 직원 "횡령금 동생 사업에 투자"…경찰, 구속영장 신청(종합)
우리은행 직원이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직원의 동생 사업으로 횡령금 일부가 흘러간 단서를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 직원과 동생을 체포한 채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동생 사업에 투자한 돈은 손실이 났다는 해당 직원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된 우리은행 직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 전부를 인출했고, 일부는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일부는 동생이 하는 사업에 투자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제 A씨의 계좌에서 동생 계좌로 돈이 이체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동생이 추진하던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 채권 인수자금과 부지 매입에 80억여원을 사용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액 614억원 중 A씨는 500억 가량, 동생은 100억가량을 나눠 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지난 27일 경찰서를 찾아 자수한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던 중 동생과 함께 공모해 돈을 빼돌린 혐의를 파악한 뒤 동생도 전날 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의 동생은 전날 오전 2시께 경찰서를 찾았으나 모든 진술을 거부하면서 귀가 조치됐다가 다시 조사를 재개하기 위해 재출석한 자리에서 긴급체포됐다.

A씨의 동생은 우리은행 직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은 A씨가 2012년 10월 12일, 2015년 9월 25일, 2018년 6월 11일 등 3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614억5천214만6천원(잠정)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며 A씨를 고소했다.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한 차장급인 A씨는 횡령 당시 기업개선부에 있었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외에도 계좌 등 관련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해 횡령금 사용처와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횡령금 중 남아있는 돈은 몰수추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동생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