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배우 사망에 홍콩 호텔격리 논란…당국 "정책완화 없다"
홍콩 인기 배우 케네스 창(曾江·증강·87)이 격리 중이던 호텔에서 사망한 사건을 둘러싸고 홍콩의 호텔 격리 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웅본색' 시리즈 등에 출연한 창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25일 귀국해 홍콩의 구룡 호텔에서 격리하던 중 27일 사망했다.

그는 26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27일 정오께 객실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홍콩 보건 당국은 조사 결과 창이 숨지기 전날 가족에게 약과 음식을 요청해 가족들이 호텔에 가져다 놓았고 호텔 직원이 이를 오후 9시 전 그의 객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호텔 측에 의학적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유족은 창이 고혈압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명한 노배우가 격리 호텔에서 홀로 지내다 사망하자 입국자에게 재택격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홍콩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입국자에 대해 14∼21일간 호텔 격리를 의무화했다가 글로벌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재계의 계속되는 요청에 이달부터 이를 7일로 단축했다.

그러나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입국자에 대한 격리 규정을 대부분 해제하는 상황에서 홍콩이 7일간 호텔 격리를 고수하는 것은 여전히 가혹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대 미생물학자 호팍렁 교수는 28일 라디오 방송에서 "혼자 호텔 방에서 격리하다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를 할 '골든 타임'을 놓치면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행객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거나 특정한 도움이 필요할 경우 재택격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 팬데믹 고문인 데이비드 후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재택격리는 지역사회에 변이를 유입할 것이고 그 위험은 매우 높다.

편리를 위해 정책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12월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들이 재택격리 규정을 어기고 외출해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한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홍콩의 주거 공간이 대부분 협소해 재택격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28일 지역사회 감염이 다시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다른 여러 곳이 이미 입국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없앤 상황에서 홍콩에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코로나19 정책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격리 없는 왕래 재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홍콩의 격리 규정은 중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중국 국가이민국은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해외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최고 수위의 엄격한 입국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