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체르노빌의 방사선 수치가 정상보다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러시아군이 중장비를 투입했을 때와 장비들을 가지고 떠났을 때 방사선 수치가 올라갔다"며 "현재도 정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한 몇 주간의 상황은 절대적으로 비정상적이었고 매우, 매우 위험했다"고 덧붙였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곳으로, 현재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
러시아군은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도 키이우를 목표로 진격했으며, 키이우로 가는 길목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 북부 전선에서 철수하고 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이달 1일 체르노빌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당시 체르노빌 원전에 주둔하던 러시아군이 접근 제한구역인 '붉은 숲'에서 참호를 파는 등 상당수 러시아 병력이 방사성 물질에 피폭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선에 피폭된 소나무들이 붉은색으로 변색해 고사한 지역으로, 이곳 지표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의 5천 배 이상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