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부실 앞세워 내달 2∼3일 연기…'낙마 정조준' 정호영과 겹쳐
'한덕수 보이콧' 강행 속 전략 부재 지적도
보이콧 초강수 민주…韓 청문회 미뤘더니 '가는 날이 장날'
더불어민주당이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 문제를 들어 인사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딱히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거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주도권 확보에 나선 차원이지만, 득실을 놓고서는 속내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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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과 공동전선을 꾸린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인사청문회에 불참, 청문회는 결국 '빈손'으로 종료됐다.

이어진 여야 간사 간 협의에서 도출된 새 청문회 날짜는 5월 2∼3일로, 공교롭게도 '윤석열 내각' 청문회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3일)과 겹쳤다.

정 후보자는 이른바 '아빠 찬스'로 불리는 자녀 의대 편입 논란 등 의혹만 수십 개에 달하는 만큼 같은 날 치러지는 한 후보자 청문회를 향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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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 후보자는 민주당이 최우선 낙마 대상자로 꼽는 터라 장외에서도 진행될 공세에서도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아울러 청문회 첫날인 내달 2일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보이콧'을 강행하면서 동시에 치밀한 사후 전략을 준비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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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보이콧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민주당이 부적격 1∼3순위에 올려둔 한동훈(법무부)·정호영(보건복지부)·김인철(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위한 지렛대 효과도 있었던 만큼 좀 더 세밀한 '일정 전략'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내달 2∼3일로 다시 잡히자 반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당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지금 이슈 중심에 있는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겹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청문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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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초강수 민주…韓 청문회 미뤘더니 '가는 날이 장날'
민주당은 이러한 청문 일정 상황을 고려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내달 2∼3일 재개최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청문특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문회 증인에게 5일 전에는 출석을 통보해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가장 빠른 청문회 날짜가 5월 2일"이라며 "그렇다고 다른 청문 일정을 정무적으로 고려해 더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한덕수 청문회가 이날부로 법정 청문시한을 넘긴 만큼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라도 가장 이른 5월 2∼3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일단 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청문회 첫날인 5월 2일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생각이다.

그날은 검증 공세가 정 후보자보다 덜한 박진·원희룡 청문회가 예정돼 한 후보자의 수십억원대 재산형성 의혹을 그나마 부각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