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추진에 경제성 낮다는 지적도…논란 예상
국토교통부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추진계획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작년 5월 착수한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연구용역' 결과로, 앞으로 진행될 사업 후속 절차의 밑그림이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 컨소시엄은 김해공항의 국제선만 이전한다는 전제로 가덕도신공항의 예상 수요를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명, 화물 28만6t(톤)으로 분석했다. 활주로 길이는 국적사 화물기(B747-400F)의 최대이륙중량을 기준으로 3500m로 검토됐다.
다만 사업비 규모나 개항 시기 등이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진 데다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낮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당초 활주로 배치 방향과 지형 등을 고려해 총 5개 배치 대안 후보를 선정했다. 이후 전문가 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대안으로 해상에 동서 방향으로 활주로를 배치하는 안이 선정됐다. 해당 안의 사업비는 13조7000억원, 공사 기간은 9년 8개월이다.
국토부는 "해당 안은 부등침하 우려가 적고 장래 확장성이 용이하며, 절취된 산지를 배후부지로 활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날 국무회의 의결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의 정책적 추진이 확정됨에 따라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오는 2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타 면제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 기재부는 사업 규모와 사업비 등이 적절한지 살펴보는 사업계획적정성 검토에 착수한다. 국토부는 적정성 검토가 끝난 뒤 연내 기본계획 마련에 나서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내년 설계를 한다는 구상이다.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가덕도신공항은 2025년 하반기 착공해 2035년 6월 개항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을 여객뿐 아니라 물류중심 공항으로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국수봉 절취를 통해 발생하는 약 309만㎡의 배후부지를 국제물류부지로 개발하고 자유무역지역 조성, 국제물류 유치 마케팅 전략 등도 지자체와 협력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항공 수요가 증가하거나 김해공항 국내선까지 가덕도신공항으로 이전하게 되면 근접평행 형태로 활주로 1본을 더 지을 방침이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은 6조9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러한 정부의 추진계획은 애초 사업 검토 단계에서 나온 구상과 크게 달라졌다. 부산시가 제안했던 육해상 매립 방식이 채택되지 않으면서 개항 시기가 당초 계획했던 2029년 12월보다 늦어지고, 사업비도 당초 예상했던 7조5000억원의 2배 수준이 됐다. 예상 수요도 부산시 예측인 4600만명의 절반에 그친다.
경제성 평가라고 불리는 비용편익분석(B/C)은 0.51∼0.58로 낮게 나왔다.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사업이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본다. 국토부는 "후속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사업 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