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코로나 넘어올라' 중국 해안경비대, '포함' 순찰
홍콩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국 해안경비대가 최소 두 척의 포함(砲艦)을 동원해 밀입경자와 밀수업자 단속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지난 2월 홍콩에서 밀입국한 이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홍콩 서쪽 란타우섬과 북동쪽 그래스섬 해역에서 24시간 포함 순찰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홍콩 당국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 내부 관계자는 두 해역은 홍콩과 중국 광저우의 주하이, 서커우, 후이둥 같은 도시 간 사람과 물자를 몰래 들여가는 통로라면서도, 중국 해안경비정이 해당 지역을 순찰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안경비대의) 엄격한 조치는 코로나19의 중국 본토 유입을 막고 중국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내부 관계자는 "포함이 배치되면서 기존 밀입국, 밀수 통로였던 접경지역에서 더는 쾌속정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반만 해도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 아래에는 매일 밤 이런 '불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00척 이상의 쾌속정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업자들은 주로 홍콩 해역에서 바지선으로부터 불법 냉동고기를 옮겨 받아 중국 해안으로 실어날랐다.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 밀수조직은 미국 소고기, 영국 양고기, 브라질 닭날개·내장 같은 제품을 중국으로 들여갔다고 SCMP는 설명했다.

홍콩 세관은 지난해 해당 해역에서 20억8천만홍콩달러(약 3천304억원) 상당의 밀수품을 압수했다.

이는 전년도의 4억9천200만홍콩달러(약 781억원) 규모에서 급증한 것이다.

홍콩 세관 대변인은 접경지대 순찰과 법 집행 강화로 해상 밀수 활동에 상당한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초 홍콩에서 코로나19 5차 확산이 시작되자 홍콩에서 중국으로의 밀입국에 대한 주의도 강화됐다.

2월 주하이를 통해 불법으로 중국 본토에 들어갔다가 붙잡힌 15명 중 1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홍콩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이 잇달아 중국으로 넘어가자 중국 일부 지방 정부는 밀입국자 신고 포상금을 거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한 소식통은 밀입국 경로를 통해 이동하는 이들은 주로 중국 본토인들로 성매매업 종사자나 취업을 위해 홍콩에 불법으로 들어갔던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초 하루 6만명에 육박했던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가 지난 24일 429명까지 줄어드는 등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5차 파도가 꺾였다.

반면 중국은 상하이의 봉쇄가 한 달째로 접어들고 수도 베이징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