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경기장 떠나고 감독은 입지 흔들리고…UCL 조기 탈락 후폭풍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6강 조기 탈락한 여파 때문에 아무도 웃지 못했다.
PSG는 2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랑스와 2021-2022시즌 리그1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네이마르의 도움에 이은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로 앞서가다가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5경기를 남겨놓은 2위(승점 62·18승 8무 7패) 마르세유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승점 77에 불과해 PSG를 추월할 수 없다.
2019-2020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우승한 PSG는 통산 10번째 우승을 이뤄 생테티엔과 리그1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썼다.
또 2012-2013시즌 이후 무려 8번이나 우승하며 프랑스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PSG는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된 뒤 막대한 자금력으로 스타 선수들을 빨아들이며 유럽을 대표하는 빅클럽 반열에 올랐다.

메시는 후반 23분 네이마르로부터 패스를 받자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골대 왼쪽 구석에 꽂아 PSG에 선제골을 안겼다.
메시의 정규리그 시즌 4호 골이었다.
메시는 올 시즌 자잘한 부상 탓인지 득점력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도움은 정규리그에서만 13개나 올렸다.
앞서 후반 12분 케빈 단소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 속에 경기를 치른 랑스는 후반 43분 코랑탱 장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PSG 감독은 처음으로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9년 에스파뇰(스페인)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포체티노 감독은 이후 사우샘프턴, 토트넘(이상 잉글랜드)을 거쳐 지난해 1월 PSG 지휘봉을 잡았다.

PSG는 어느새 정규리그 우승은 '기본'이고, 나아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해야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구단이 돼버렸다.
PSG는 올 시즌 UCL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 2차전 합계 2-3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영국 BBC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구단 고위층은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에 메시까지 보유하고 있는데도 UCL 우승을 이루지 못한 포체티노 감독을 두고 크게 불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PSG에서 입지가 좁아진 포체티노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맨유가 결국 에릭 텐하흐 감독을 선임하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된 모양새다.

PSG 팬들은 이날 우승이 확정되는 분위기가 되자 경기 종료 15분 전 경기장 밖으로 나가 따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UCL에서 일찍 탈락한 데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우승의 순간을 선수들과 함께하지 않은 것이다.
분위기도 '축하 파티'라기보다는 '시위' 쪽에 가까웠다.
썰렁한 분위기에서 구단은 우승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10분도 안 돼 그라운드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팬들과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곧 나아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승 타이틀에 대한 존중은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SG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는 "(팬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레알 마드리드전 패배 때문에 실망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잊고 넘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며 억울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