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띄우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헷갈리는 중국 정책들[강현우의 베이징나우]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신호와 정책들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워낙 통제가 강력하다 보니 경기 침체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이런 정책들을 중심으로 향후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까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자사주 매입 독려 나선 당국
![주가 띄우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헷갈리는 중국 정책들[강현우의 베이징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01.29733562.1.jpg)
![주가 띄우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헷갈리는 중국 정책들[강현우의 베이징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01.29733563.1.jpg)
먼저 상장사들에는 자사주를 사라고 주문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띄우거나, 최소한 주가가 갑자기 너무 많이 내려가는 건 방어해 주는 효과가 있죠. 당국은 자사주를 사서 직원들에게 나눠주면 직원들이 주가를 올리려고 열심히 일하지 않겠냐, 이런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또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사는 비용이 필요해서 우선주나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은행 같은 금융회사들을 동원해서 지원해 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중국이 왜 이런 정책을 내놨을까요. 일단 지금 증시가 부진하기 때문일 겁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10%, 선전성분지수는 20%나 빠졌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다소 무리하다 싶은 방침을 노골적으로 내놓은 건,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것을 예상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많은 중국 전문가분들이 중국이 새로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먼저 당연히 그 정책에 따른 기대효과도 봐야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정책이 없을 때 중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생각해 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행간을 읽고 이면을 보라는 건데요, 상당히 일리가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주주에는 주식 매각 자제령
증감위는 또 상장사들에게 현금배당을 늘리고 투자자 관계, IR 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역시나 주가 띄우라는 거죠.또 상장사 대주주나 임원들에게는 주식을 되도록 장기로 보유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지분을 늘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팔 거면 언제 얼마나 왜 파는지 명확하게 공시하라고도 했습니다. 팔지 말라는 얘기죠.
당국은 연기금 보험 신탁 자산운용사들이 보다 많은 자금을 상장사 주식에 배분해야 한다고도 했고요, 국유기업들은 앞장서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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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주식 파는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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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순매도가 450억위안, 8조6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고요. 팬더믹이 막 세계로 퍼지던 2020년 3월이 678억위안으로 최대였고,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던 2019년 5월이 536억위안으로 두 번째였습니다.
4월에는 순매도가 다소 진정되긴 했습니다만 매수 우위로 다시 돌아섰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위안화 환율도 주식투자에는 불리한 쪽으로 가고 있죠. 현재 1달러당 6.3위안대인데, 앞으로 중국 수출이 줄면서 달러 유입은 줄고 미·중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달러 유출은 늘어날 전망이어서 환율은 달러 강세 내지는 위안화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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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좋으면 이 정도 환손실은 감수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중국 주식을 일단 달러로 바꾸는 게 좋은 판단일 수 있죠. 그러니 중국 금융당국이 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기존 인프라로 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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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중국 중앙정부가 신인프라라고 해서 특고압 송전선이나, 데이터센터나, 신에너지 발전 같은 시설을 늘리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돈이 될 만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라는 지침도 내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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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쓰인 8520억위안을 구분해 보면 절반인 4150억위안이 산업단지 건설에, 2320억위안이 교통인프라에, 2020억위안이 서민주택 건설에 들어갔습니다. 신인프라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죠.
올해는 지방정부가 특수목적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더해서 총 14조8000억위안, 약 2800조원을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건설주 같은 인프라 투자 관련 주식들이 최근 한두 달 정도 상승세를 보이긴 했는데, 또 며칠 전에는 전국적인 봉쇄로 인프라 투자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소식에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리스크는 염두에 두시면 좋겠고요.
또 중국이 지금 당장은 급하니까 기존 인프라로 돌아가긴 했지만, 좀 여유가 생기면 다시 신인프라 비중을 늘릴 전망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인프라 주식을 본다면 건설주 같은 기존 인프라보다는 통신이나 데이터,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부문에 관심을 두는 게 좋아 보입니다.
국경 통제 푸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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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모든 해외입국자를 2주 동안 지정호텔 등 시설에 격리한 후 지역에 따라 1주일 이상 시설격리나 자가격리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상하이나 광저우는 이미 해외 노선 자체가 대폭 줄었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총 17일 격리 중에 핵산검사 6번, 항체검사 6번 해서 총 12번 코로나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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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어떤 측면에선,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인 보라는 조치라는 생각도 듭니다. 중국과 교류가 많은 국가들은 중국의 국경 봉쇄 때문에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려고 한다는 지적을 많이 해왔습니다. 가족비자도 안 내 주고, 한 번 고국에 갔다 오면 3주 격리를 해야 하니 직원들이 다들 본국으로 가겠다고 한다는 겁니다.
다시 방역 강조하는 시진핑
그런데, 이런 파격적인 국경봉쇄 완화가, 중국 매체들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해당 지역 언론에만 나온 수준이고요. 차이신이라는 매체는 영문판에는 이 기사가 있는데 중문판에는 없습니다.디이차이징, 제일재경이라는 매체는 샤먼에서 이런 조치를 한다고 했다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일재경이 이 기사를 내리기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엄중하며 방역 작업을 느슨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래 사람들은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는데, 지도자가 방역을 다시 강조한 거죠. 외부에서 보기엔 중국이 진짜 경제를 다시 살릴 생각이 있는 건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안개 속 중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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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안증권과 중금공사, 궈하이증권, 씽예증권 이렇게 4개 증권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많이 내려간 바이오와 의약주를 주목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주가 돌아오는 걸까요. 저는 앞으로 2년은 더 묻어놔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중국 증시는 요즘 정말 어렵습니다. 중국 시장이 좋을 때는 정책만 따라가도 됐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에 계신 투자자 여러분들도 부디 안전운행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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