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암생태공원 주말이면 75ℓ 쓰레기봉투 25개 이상 '수북'
속리산도 무질서 탐방 근절 안 돼…성숙한 시민의식 아쉬워
"닭뼈·술병…" 거리두기 풀린 청주 도심공원 쓰레기 몸살
23일 이른 아침 청주시 흥덕구 문암생태공원. 운동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환경미화원 2명이 쓰레기를 줍느라 여념 없다.

밤사이 시민들이 머문 자리마다 먹다 남긴 음식물 찌꺼기와 술병, 구겨진 종이상자, 음식 용기 등이 수북하다.

이 공원 주차장 옆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수거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그곳에 가지런히 배출되는 쓰레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잔디밭이나 벤치, 나무 아래 등에 흩어진 상태로 버려진다.

미화원 이연백(63)씨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비닐에라도 담아놓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심지어 나무 틈이나 꽃밭 등에 숨겨두는 경우까지 있어 수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봄꽃 필 무렵이면 쓰레기 발생이 늘었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맞물려 폭증하는 상황"이라며 "먹다 남긴 닭 뼈나 컵라면 국물 등을 일일이 수거해 봉투에 담다 보면 해가 중천"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주말 기준 75ℓ짜리 종량제봉투 10개 안팎이던 이 공원 쓰레기 수거량은 최근 들어 25개까지 늘었다.

봄꽃이 만개하고 2년 넘게 자유를 옥죄던 거리두기 부담이 사라지면서 충북지역 도심공원이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공원을 산책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시민들이 늘면서 볼썽사나운 풍경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이씨는 "쓰레기를 주차장 울타리 밖으로 던져 놓거나 심지어 반려견 배설물을 종이로 둘둘 말아 버리고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내 집처럼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혀를 내둘렀다.

"닭뼈·술병…" 거리두기 풀린 청주 도심공원 쓰레기 몸살

봄 성수기를 맞은 국립공원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쓰레기 투기는 물론이고, 취사가 금지된 공원구역 안에서 몰래 라면 등을 끓어 먹거나 약초 등을 무단채취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속리산 국립공원의 경우 올해 1∼3월 불법·무질서 사범 27명을 적발했다.

샛길 출입 등 탐방질서위반이 가장 많지만, 불법 취사, 어류·다슬기 포획, 약초 채취 등도 다수 적발된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통상 봄 행락객이 늘어나는 4월 이후 불법·무질서 사범도 덩달아 는다"며 "직원들이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단속과 계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립공원공단은 공원 내 불법 행위에 대해 5만∼1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경비한 위반에 대해서는 지도장을 발부한다.

지도장을 받고 1년 안에 또다시 불법행위로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