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없는 논산서 딸기 농사 도전…온라인 판매 성과
"농업 기반 없어도 성공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농업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지속 가능한 사업이잖아요.

젊은 분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
연합뉴스와 농협중앙회가 22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공동 개최 중인 '2022 귀농귀촌 청년창업 박람회'에서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충남 논산시 김지운(23) 따울농장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농업인을 꿈꿨다.

진로 탐색을 하던 그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당시 농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고 귀농·귀촌이 화제가 되면서 농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중학생인 김씨가 농업인이 되고 싶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걱정과 반대가 많았다.

경기도 광명 도심에서 자란데다 가까운 가족 중에는 농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는 희망 진로를 농업으로 적어낸 학생이 전교에서 김씨 한 명뿐이라서 담임선생님이 놀랐다고 한다.

그는 23일 연합뉴스에 "부모님은 처음에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 반대했었다"며 "농업의 가능성에 대해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 부모님도 저의 꿈을 존중해주시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2017년 한국농수산대학에 들어갔다.

대학 생활 중에도 농업 기반 없이 농사를 짓겠다는 그를 걱정하는 시선이 꽤 있었다.

실제로 대학 동기들 가운데는 부모가 농사를 지어 가업을 이으려고 진학한 이들이 많았다.

농사 대신 영농회사나 관련 공공기관에 취직하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지만, 그를 막지는 못했다.

뚝심 있게 목표를 향해 밀고 나갔다.

졸업을 앞두고 1년 동안은 농사지을 땅을 보러 곳곳을 다니는 열성을 보였다.

김씨는 "주말마다 1박 2일 일정으로 광명에서 내려오신 부모님과 땅을 알아보러 다녔다"며 "충청도, 전라도에서 안 다녀본 데가 없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대학을 졸업한 2020년 논산시 청년창업농에 선정되면서 그는 연고가 전혀 없는 낯선 땅 논산에 터를 잡았다.

어릴 적부터 꿈꿨던 일이지만,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드니 쉬운 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현실은 만만찮았다.

그는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운 것과 실제는 모든 면에서 다 달랐다"며 "청년귀농장기교육을 수료하고 논산농업대학 딸기학과를 다니며 딸기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논산에 적응하며 농지를 임차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죽향 딸기 육묘를 시작했다.

가족들이 거의 매주 논산에 와 그를 도왔다.

최고의 응원이었다.

덕분에 올해 1월 첫 수확의 기쁨과 감격을 맛봤다.

김씨는 자신의 생산품에 딸기의 충청도 방언인 '따울'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는 등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마케팅이 중요해졌고, 농산물도 대면으로만 구매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 고객들이 선물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고 싶어 포장과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딸기를 더 빨리, 신선하게 배송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같이 할 '동지'도 생겼다.

친언니가 앞으로 논산에서 함께 농장을 운영하며 마케팅 업무 등을 맡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1년 동안 논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아무런 기반 없어도 농업인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