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동자 36%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

험담·부정적 소문, 이유 없는 저평가, 욕설 등 가장 흔해

사무금융 노동자들 가운데 약 3분의 1은 지난 1년간 최소 한 차례 이상 직장 안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금융노조는 22일 개최한 '사무금융 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성적 괴롭힘 실태와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노조가 한림대 연구팀과 지난해 8월 17∼31일 사무금융 노동자 2천46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의 36.1%(성적 괴롭힘 9.2%+비성적 괴롭힘 35.2%)는 최근 1년간 31가지 괴롭힘 유형 가운데 최소 한 가지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장 흔한 괴롭힘(복수 응답)은 '뒤에서 험담하거나 부정적 소문 퍼뜨리기'(14.8%)였고, '합리적 이유 없이 나 또는 누군가의 업무능력·성과 저평가'(14.4%), '욕설을 하거나 비꼬는 말'(13.3%), '사소한 것을 트집 잡기'(12.3%), '합리적 사유 없이 시말서·경위서 요구'(8.0%)가 뒤를 이었다.

여성에서는 '뒷담화·부정적 소문'(17.7%) 피해가, 남성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업무능력·성과 저평가' 피해가 가장 잦았다.

특히 '외모·행동·사생활 등에 대해 원치 않는 평가·모욕', '휴가·병가를 쓰지 않도록 눈치·강요', '퇴근 이후에도 카톡을 보내는 등의 사적 연락' 피해를 호소한 여성의 비율은 각 13.2%, 10.2%, 9.6%로 남성(8.3%, 6.1%, 5.4%)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하지만 이런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 가운데 30.6%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적극적으로 조처를 하지 않은 이유로 여성 피해자는 '나만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질까 봐'(27.1%)를, 남성 피해자는 '문제를 제기할 만큼 심각한 것이 아니고 일상에서 흔한 일이기 때문'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성적 괴롭힘만 따로 보면, 일부 조사 대상자는 '업무와 무관한 애교나 친절을 요구했다'(3.3%), '성별을 이유로 아줌마 등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하거나 특정 성별을 비하·혐오하는 표현을 썼다'(2.1%) 등의 피해를 호소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책으로 회사 내 신고 창구의 독립성 확보, 조사 과정에 노동조합 참여 의무화, 이의 신청·재심 절차 도입 등을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