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데뷔전서 빛난 정성우 "손이 저릴 정도로 긴장…수비 점수는 '마이너스'"
'에이스 본능' 발휘한 kt 허훈 "우리는 꼭 챔프전 가야하는 팀"
"연습 때 오버할 정도로 자신감이 보였는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걸 증명했네요.

"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승리 비결로 '에이스' 허훈의 활약을 첫손에 꼽았다.

허훈은 21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8점을 폭발하고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여 kt의 89-86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이날 경기는 허훈의 프로 데뷔 이후 첫 4강 PO 경기였다.

특히 지난 시즌 6강 PO에서 kt에 3연패 탈락의 아픔을 안긴 인삼공사와의 '리턴 매치'라 허훈의 의욕은 더 컸다.

PO 시작 전 미디어데이 때 4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묻는 말에 "지난 시즌 6강 PO에서 인삼공사에 3연패를 당해 '광탈(광속 탈락)'했다.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을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그 대결이 성사되자 허훈은 첫판부터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화려한 돌파 등 개인기를 유감없이 뽐내고, 3점 슛도 4개를 꽂았다.

경기를 마치고 허훈은 "PO에서 첫 경기가 중요한데, 출발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오늘 승리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단,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kt는 챔프전에 꼭 가야 하는 팀이다.

이겨서 기분이 좋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인삼공사가 '장신 라인업' 등 변칙 전술을 가동한 데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디 가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며 배포를 보였다.

허훈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는 팬들의 응원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PO엔 팬들이 많이 오시고 응원도 남다르다.

한 골을 넣으면 난리가 난다.

그런 걸 즐긴다"면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밝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료 정성우는 이날 허훈의 활약에 대해 "스타성이 폭발하더라. 보는 사람이 신이 날 정도"라며 치켜세웠다.

'에이스 본능' 발휘한 kt 허훈 "우리는 꼭 챔프전 가야하는 팀"
이날 kt의 승리엔 정성우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정성우는 창원 LG에서 뛰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팀을 옮겨 첫 PO 무대를 밟았는데, 첫 경기에서 16점을 넣어 허훈 다음으로 팀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수비 5걸에 들 정도로 수비에 특화한 선수로 평가받지만, 이날 정성우는 3쿼터 후반부 접전에서 3점 슛 2방 등 공격력을 뽐내며 승리의 기운을 kt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정성우는 "경기를 앞두고 손이 저릴 정도로 긴장했다.

수비나 궂은일 등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훈이에게 잘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초반에 슛이 한두 개 들어가다 보니 긴장도 풀리고 경기도 수월하게 풀렸다"며 기뻐했다.

상대 간판 슈터 전성현에게 27점을 내준 점을 곱씹으면서는 "수비에선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분하다"고 털어놓은 그는 "저 때문에 경기가 힘들어진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

보완해서 다음 경기엔 손쉬운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