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에 첫 피홈런' 김광현 "박찬혁이 잘 쳤다…좋은 모습 기대"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김광현(34)이 자신의 KBO 복귀 후 18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멈춰 세운 키움 히어로즈의 고졸 신인 박찬혁(19)을 칭찬했다.

김광현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5회초까지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한 김광현은 6회초 키움 신인 박찬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제 갓 데뷔한 신인에게 허용한 홈런에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김광현은 오히려 박찬혁을 대견스러워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은 "박찬혁의 스윙이 너무 좋았다"며 "신인이 잘해야 야구팬들도 좋아하니까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이어 "(박찬혁에게) 초구 볼을 던져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그냥 쳐라'는 심정으로 가운데를 보고 던졌는데 잘 쳤다"면서 "그렇다고 일부러 홈런을 맞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130㎞ 초반의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키움의 중심 타선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 송성문을 9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었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경기에 앞서 직구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면서 "슬라이더의 속도를 잘 조절해가며 던진 것이 통해서 6회까지 좋은 투구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에게 유독 강했던 이정후에게 땅볼 2개와 파울 뜬공 1개를 유도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이정후가 앞서 빠른 볼을 많이 쳐내서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다"며 "오늘 경기에선 슬라이더가 잘 먹히면서 이정후한테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에 첫 피홈런' 김광현 "박찬혁이 잘 쳤다…좋은 모습 기대"
첫 맞대결을 펼친 푸이그가 6회초 득점 기회에서 삼진을 당한 뒤 김광현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였다.

김광현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정한다'는 제스처로 받아들였고 기분 좋았다"면서 "앞으로는 푸이그를 상대로 초구와 2구에 좀 더 공격적으로 투구해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최근 슬라이더와 함께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체인지업이 스플리터처럼 보인다는 지적에 김광현은 "스플리터처럼 던지기는 하지만 체인지업처럼 날아간다.

타자들도 체인지업으로 반응하더라"면서 "프로 데뷔 후 체인지업을 못 던져서 10년 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그냥 체인지업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이날 SSG는 키움을 4-2로 꺾고 위닝시리즈와 함께 시즌 15승 고지에 올랐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김)광현이가 기대했던 대로 6이닝 동안 좋은 투구를 했고, 7회부터 불펜이 최소 실점으로 잘 막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경기 초반 필요할 때 야수들이 득점을 올리면서 선발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