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략공관위 결정 뒤집고 '송영길·박주민+α' 경선키로
'전략선거구' 지정 8일만…'필승 카드' 못 찾은 채 계파 갈등만 노출
민주, 송영길 컷오프 이틀만 철회…서울시장, 100% 국민경선으로(종합2보)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공천 배제(컷오프)를 이틀 만에 철회하고 100% 국민경선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이 갖는 중요성과 경쟁력 있는 후보 선출을 이유로 '전략선거구'로 선정한 지 8일 만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뚜렷한 '오세훈 대항마'는 당장 찾지 못한 채 당내 계파 갈등만 노출된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낮 국회에서 약 2시간 동안 비공개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회의 후 기자들에게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서울시장 후보는 100% 국민경선으로 (선출)한다"면서 "결선투표를 실시하고 TV 토론을 1회 이상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두 사람에 대한 배제 없이 이들을 포함해 22일까지 추가로 후보를 영입하고 거기에서 적정한 수의 후보를 경선(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가 결정한 '송영길·박주민 컷오프'를 지도부인 비대위가 이틀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 고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의 대선패배 책임 내지는 어제 계파 (관련) 발언 등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여러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후보군을 넓히는 게 더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하에 의견을 그렇게 모았다"고 밝혔다.

전략공관위 결정이 알려지면서 당내에서는 윤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송 전 대표 및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 등 비당권파가 정면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대위가 결국 '컷오프'를 취소하며 혼선이 연출된 가운데 당내 계파 갈등만 여과 없이 노출되면서 지방선거 전략 차질이 빚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천 배제 결정 번복은 마땅한 대안 카드 마련 실패에 따른 인물난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공모에는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김진애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주영 변호사, 김송일 전 전남 행정부지사 등 6명이 등록한 상태다.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다음, 후보군을 확정해 일정한 수를 압축한 뒤 경선하겠다는 게 비대위 구상이다.

이와 관련, 윤 비대위원장이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어떠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고 수석대변인은 "여러 사람을 접촉할 계획이다.

어젯밤부터 오늘 사이에도 몇 분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송영길·박주민 컷오프' 철회가 이들의 의사 결정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까지 후보 추가 확보 노력을 하면 최소 '6명+α'가 되는 것 아니냐"면서 "모두를 다 경선에 참여시킬 수 없으니 경선하기에 적정한 규모의 인원으로 100% 여론조사 경선과 결선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통상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경선을 진행해왔으나 서울의 경우 '100% 국민경선'으로 하기로 했다.

후보 선출에 민심을 좀 더 반영할 수 있다는 점과 종래의 방식을 택하기에는 시간이 여유가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방식과 관련, "당심이 좀 미약하게 반영될 수 있지만 중도층까지 확정해 민심을 담기엔 더 좋은 방식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종래의) 방식은 약 4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결선까지 가면 도합 8일이 경과하기에 장점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원직 사퇴 시한이 이달 30일이고 결선 투표까지 고려하면 시한이 아주 촉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지사의 경우 룰 다툼 끝에 '권리당원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로 구성된 국민참여경선'으로 선발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대위는 전날 심야 회의를 열고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논의했으나 '송영길·박주민 컷오프'를 놓고 이견이 팽팽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윤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서울시장 후보 선출방식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날 낮 다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비대위 결정을 접한 뒤 페이스북 글에서 "환영한다.

경선을 통해 원팀 민주당을 만들어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