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르펜 TV토론서 격돌…러시아·히잡 놓고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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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르펜, 프랑스 대선 결선 나흘 전 처음이자 마지막 TV 토론
"르펜, 러시아와 이해관계"…"마크롱, 집권 동안 민생 어려워져"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는 투표를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열린 TV 토론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9시부터 TF1·프랑스 2·BFM 방송 등에서 생중계한 토론회는 구매력, 국제 관계, 이민 등 8개 사안을 주제로 2시간 50분간 이어졌다.
2017년 대선 이후 5년 만에 양자 토론에서 얼굴을 마주한 두 후보는 단 한 번뿐인 1대1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돌했다.
상대 후보가 발언 도중에 끼어들 때는 "내 말부터 끝내게 해달라"는 말이 튀어나왔고, 수치를 언급할 때는 "그 숫자는 맞지 않다"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아라"는 면박도 뒤따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토론 초반부터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르펜 후보의 밀접한 관계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르펜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의 정당이 러시아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야기를 꺼내 들며 그간의 입장과 상반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RN은 2014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퍼스트 체코 러시아 은행(FCRB)에서 960만유로(약 129억원)를 빌려 아직도 빚을 갚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고리로 "당신의 이해관계가 푸틴 등 러시아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대부분 국제사회와 달리 르펜 후보는 병합을 지지한 최초의 유럽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르펜 후보는 러시아 은행에서 돈을 빌린 이유는 극우 정당으로서 그 어떤 프랑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 정보당국에서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애국자로서 프랑스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7년 취임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르사유궁에 초청한 마크롱 대통령 역시 유럽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오지 않았느냐고 역공했다.
르펜 후보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러시아 제재에 동의하지만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에 해를 입힐 것이라며 반대했다.
토론 말미에는 공공장소에서 무슬림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겠다는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두고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이 극명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며 팽팽히 맞섰다.
르펜 후보는 히잡을 "이슬람이 강요하는 복장"이라고 부르며 "히잡을 쓰는 젊은 여성 대부분은 현실에서 선택권이 없다"고 이러한 공약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추진하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큰 정책의 하나일 뿐인데 언론이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그는 "종교와 싸우는 것도, 이슬람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남녀평등, 세속주의, 민주주의를 저해하면서 공화국의 근간을 훼손하는 이슬람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다"며 "그렇게 한다면 (프랑스에서)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계몽주의와 보편주의가 태어난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공공장소에서 종교적인 상징을 금지하는 나라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르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5년 동안 프랑스가 경제적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졌고 사회적으로는 분열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의 70%가 지난 5년간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노란 조끼를 입은 반정부 시위대가 전국을 휩쓸었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초 상황을 거듭 상기시켰다.
2017년 대선 때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을 떠나고 유로화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공약을 내놨던 르펜 후보는 "EU를 떠나고 싶지 않다"며 입장을 틀었다.
다만 "유럽의 주권, 유럽의 국민이라는 것은 없다"며 "유럽위원회가 주권 국가를, 프랑스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EU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는 이달 24일 치러진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10%포인트 안팎의 득표율 차이로 르펜 후보에 앞선다고 예측한다.
/연합뉴스
"르펜, 러시아와 이해관계"…"마크롱, 집권 동안 민생 어려워져"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는 투표를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열린 TV 토론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9시부터 TF1·프랑스 2·BFM 방송 등에서 생중계한 토론회는 구매력, 국제 관계, 이민 등 8개 사안을 주제로 2시간 50분간 이어졌다.
2017년 대선 이후 5년 만에 양자 토론에서 얼굴을 마주한 두 후보는 단 한 번뿐인 1대1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돌했다.
상대 후보가 발언 도중에 끼어들 때는 "내 말부터 끝내게 해달라"는 말이 튀어나왔고, 수치를 언급할 때는 "그 숫자는 맞지 않다"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아라"는 면박도 뒤따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토론 초반부터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르펜 후보의 밀접한 관계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르펜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의 정당이 러시아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야기를 꺼내 들며 그간의 입장과 상반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RN은 2014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퍼스트 체코 러시아 은행(FCRB)에서 960만유로(약 129억원)를 빌려 아직도 빚을 갚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고리로 "당신의 이해관계가 푸틴 등 러시아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대부분 국제사회와 달리 르펜 후보는 병합을 지지한 최초의 유럽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르펜 후보는 러시아 은행에서 돈을 빌린 이유는 극우 정당으로서 그 어떤 프랑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 정보당국에서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애국자로서 프랑스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7년 취임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르사유궁에 초청한 마크롱 대통령 역시 유럽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오지 않았느냐고 역공했다.
르펜 후보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러시아 제재에 동의하지만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에 해를 입힐 것이라며 반대했다.
토론 말미에는 공공장소에서 무슬림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겠다는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두고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이 극명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며 팽팽히 맞섰다.
르펜 후보는 히잡을 "이슬람이 강요하는 복장"이라고 부르며 "히잡을 쓰는 젊은 여성 대부분은 현실에서 선택권이 없다"고 이러한 공약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추진하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큰 정책의 하나일 뿐인데 언론이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그는 "종교와 싸우는 것도, 이슬람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남녀평등, 세속주의, 민주주의를 저해하면서 공화국의 근간을 훼손하는 이슬람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다"며 "그렇게 한다면 (프랑스에서)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계몽주의와 보편주의가 태어난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공공장소에서 종교적인 상징을 금지하는 나라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르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5년 동안 프랑스가 경제적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졌고 사회적으로는 분열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의 70%가 지난 5년간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노란 조끼를 입은 반정부 시위대가 전국을 휩쓸었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초 상황을 거듭 상기시켰다.
2017년 대선 때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을 떠나고 유로화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공약을 내놨던 르펜 후보는 "EU를 떠나고 싶지 않다"며 입장을 틀었다.
다만 "유럽의 주권, 유럽의 국민이라는 것은 없다"며 "유럽위원회가 주권 국가를, 프랑스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EU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는 이달 24일 치러진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10%포인트 안팎의 득표율 차이로 르펜 후보에 앞선다고 예측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