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종별선수권 10초44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김국영 압박
'월급 얘기에 활짝' 비웨사 "여름에는 100m 10초2대까지 단축"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9·안산시청)가 다시 속도를 높였다.

한국 육상 역대 최고 스프린터이자 100m 한국 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이 긴장할 정도로 비웨사가 성장했다.

비웨사는 1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44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0초42의 김국영이었다.

김국영은 최근 종아리를 다쳐 기대 이하의 기록을 냈다.

하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적수가 없었던 김국영이 레이스를 마치고 전광판에서 기록이 아닌 순위를 확인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국영은 경기 뒤 비웨사와 악수를 했다.

이어 취재진과 만나 "국내 경기에서 최종 기록이 나올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린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좋은 후배가 나왔고, 성장했다"며 "나는 6레인에서 뛰었고, 비웨사가 1레인에서 뛰어 시야에는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긴장감 넘치는 레이스였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비웨사의 성장을 반겼다.

'월급 얘기에 활짝' 비웨사 "여름에는 100m 10초2대까지 단축"
비웨사는 "김국영 선배를 이기겠다고 마음먹고 출발선에 섰는데 아직은 형을 넘지 못했다.

이제 형도 긴장하셔야 할 것"이라며 장난을 섞어 '한국기록 보유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웨사는 고교 시절이던 지난해 6월 작성한 자신의 기존 최고 기록(10초45)을 10개월 만에 0.01초 줄였다.

고교 최고 유망주였던 비웨사는 원곡고 3학년이던 2021년 6월까지 기록을 빠르게 단축했다.

그러나 이후 발목 통증에 시달렸고, 기록도 뚝 떨어졌다.

그는 "선수 경력이 짧다 보니, 부상을 예방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고 떠올리며 "지금은 부상 방지를 위한 훈련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나만 잘하면 그런 슬럼프를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웨사는 3월 30일 실업팀 입단 후 처음 치른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0초46으로 김국영(당시 10초33)에 이어 2위에 오르더니, 4월에는 10초44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비웨사는 "실업팀에 와서는 고교 시절과 훈련법도 달라지고 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 코치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시고 주위에서도 격려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했다.

'월급 얘기에 활짝' 비웨사 "여름에는 100m 10초2대까지 단축"
자신의 우상이던 김국영을 향해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도 생겼다.

비웨사는 "내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오늘(19일)은 김국영 선배를 이기지 못했다.

형도 이제 긴장하셔야 한다"고 웃었다.

꽃가루가 덜 날리는 여름에는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비웨사는 "올해 7, 8월에는 10초2대에 진입하고 싶다.

어떻게든 만들어보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매달 20일 받는 '월급'은 비웨사에게 더 힘을 준다.

19일 경기 뒤 공식 인터뷰를 마치고 대화를 이어간 비웨사는 "내일(20일)이 월급날이다.

고등학교 때도 뛰는 게 참 좋았다.

직업 선수가 되어 월급을 받고 뛰니 책임감이 커진다"고 밝혔다.

'월급 얘기에 활짝' 비웨사 "여름에는 100m 10초2대까지 단축"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콩고에서 태어난 비웨사의 부모는 한국에서 귀한 아들을 얻었다.

비웨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에 재능을 드러냈지만,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중학교 때까지는 전국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와 함께 한국 국적을 얻은 비웨사는 원곡고로 진학하면서 '전문 육상 교육'을 받았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한 비웨사는 잠시 슬럼프도 겪었지만, 실업팀 입단 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비웨사는 태극마크도 꿈꾼다.

종별선수권대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대한육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0m 출전자를 2명으로 정하면, 비웨사도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비웨사는 "태극마크를 꼭 달아보고 싶다"며 "저는 큰 무대에서 더 강한 선수입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더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