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와 기소는 불가분…수사권 없어지면 민생범죄 구제 못 해"
"검찰 중립성 문제 지적 공감…견제 위한 내·외부 통제장치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대응을 위해 전국단위 회의를 진행한 평검사들이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권 박탈'이 아닌 '수사 개시 공정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에 대한 외부 비판을 공감하면서, 국민들과 평검사들이 참여하는 통제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다음은 전국평검사회의 공보담당 김진혁 대전지검 검사와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평검사들 "검수완박, 개혁 아니다…공정성이 핵심"
-- 국민 가운데는 '검수완박'과 '검찰 개혁'을 동일시하는 시각도 있는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결코 개혁일 수 없다.

수사와 기소는 불가분의 관계고 기소를 위해서는 수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인위적으로 분리한다면 검사는 정확한 기소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된다.

검찰 개혁은 '검수완박'이 아니라 수사 개시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수사권 박탈은 민생 범죄를 구제할 수 없는 나락에 빠뜨리는 것이다.

-- 검찰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으로 제시한 국민 참여 외부적 통제장치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지.
▲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영미법계 대배심 제도를 한국식 법체계에 맞게 채택해 국민이 수사의 전 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다.

기존의 수사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하고 강화해서 운영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 내부적 견제 장치로 언급된 '정례 평검사 대표회의'의 내용과 기대 효과는.
▲ 검사들이 정례적으로 모여 수사 기준 등을 논의하는 내부 회의체로 사법부 법관대표회의와 유사한 기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평검사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검찰권 남용에 대한 견제 효과 내지는 감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인 형식이나 관련 규정 등은 대검과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 회의에서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훼손된 사례로 특정 사건이 언급됐나.

▲ 근속 연수가 길지 않은 평검사들이다 보니 과거에 비판받았던 사건들에 관여한 검사들이 많지 않았다.

그 사건의 기록을 직접 보지 않고 왈가왈부 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사건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다만 검찰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지점이 있고,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했다.

[일문일답] 평검사들 "검수완박, 개혁 아니다…공정성이 핵심"
--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검수완박 대응에 대한 평가는 있었나.

▲ 회의에서는 검찰 지휘부의 행동이나 활동에 대해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지 않았다.

해당 내용을 안건에 올려 정식으로 논의해보자는 주장도 일부 있었지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 안건에 상정되지 않은 비판 의견은 어떤 것이었나.

▲ 지금 검찰의 위기 상황을 만든 분들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었다.

검찰총장 거취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 이번 회의가 검찰의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 이유 여하 막론하고 국민께 피로감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수사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법안이 통과되는 경우 더는 업무를 진행하기 곤란하다고 느껴 대책 마련을 위해 모인 것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일과시간을 피해 회의를 잡았고, 각자 연차를 사용하는 등 업무 지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부 통제장치를 비롯한 개혁 움직임도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 회의를 준비하면서 평검사들이 검찰 개혁 문제에 관심이 매우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이번 회의에 예상보다 많은 200여 명이 모인 것도 이러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의지들이 모인다면 검수완박 법안과 무관하게 개혁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