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서울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오픈 컬래버레이션 기념식에서 본선에 진출한 13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들과 삼성금융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 제공
지난해 5월 서울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오픈 컬래버레이션 기념식에서 본선에 진출한 13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들과 삼성금융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 제공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은 금융 분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 협업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벤처투자 등 5개 금융 계열사가 혁신 금융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2019년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897개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3회 대회가 진행 중이다.

단순한 육성, 멘토링 프로그램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삼성금융 계열사와 협업을 추진한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스타트업으로선 이를 통해 상당한 경험을 쌓는 동시에 곧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6월 오픈 컬래버레이션 협력사였던 ‘스마트디아그노시스’와 함께 홍채 기반 스트레스 측정 기술을 헬스케어 프로그램 등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는 ‘라이언로켓’의 인물 합성, 제작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내부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에듀테크 플랫폼 ‘아테나스랩’과 협력해 공동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향후 교육 결제 분야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광학문자인식(OCR) 전문기업인 ‘컴트루테크놀로지’의 행정문서 분류 자동화 솔루션 도입을 완료했다.

구체적인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2회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던 수면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해 AI 수면진단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10일 ‘스타트업과 함께 금융의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란 슬로건 아래 공모가 완료된 제3회 행사엔 총 262개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냈다. 본선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은 10~20개 가량이 될 전망이다. 이들 모두가 3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4개월간 삼성금융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지분투자 기회도 부여받는다. 10월 발표회에서 각 삼성금융사별로 1팀씩 선발하는 최우수 스타트업에게 추가 상금이 주어진다.

이번엔 본선 진출 기업에 인사노무, 컴플라이언스 등 멘토링 프로그램도 제공키로 했다. 본선 진출사 모임을 신설해 스타트업 간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외부 네트워크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본선에 진출할 회사는 5월말 가려진다. 6~9월 각사별 삼성금융 담당자, 실무부서와 기술 개념검증(PoC) 진행을 진행하고, 이후엔 직접 솔루션과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단계도 거친다.

삼성금융 측은 이들 스타트업으로부터 통합 앱 활성화를 위한 ‘공통과제’, 제안하고자 하는 ‘자유주제’ 등을 제출받았다. 삼성 금융사들이 제시한 개별 과제로 참가할 수도 있다. 삼성생명은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과 AI기술 기반 업무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험 마케팅 지원 방안 등을 과제로 삼았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과 경쟁력 강화, 삼성카드는 결제 신기술 및 고객 편의 확대, 삼성증권은 고객 맞춤형 투자정보 마케팅 등을 각각 숙제로 냈다.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 관계자는 “지난 2회 대회를 치르면서 스타트업 간 협력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교류의 장으로 발돋움했다”며 “앞으로도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 한국 금융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