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태호 "이영 후보자, 중기부 산하기관서도 활동…자료제출해야"
이영 회사, 자문위원·이사 맡은 기관서 용역 따내…"이해충돌"(종합)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자문위원으로 있던 국책연구소의 연구 용역을, 자신이 소유한 벤처기업을 통해 수주한 것으로 드러나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사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준정부기관 2곳의 연구 용역도 자신이 세운 기업을 통해 수주했다.

19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2020년 7월 '사이버 훈련 2D 3D 시각화 개발' 연구 관련해 주식회사 테르텐을 낙찰자로 선정해 용역 계약을 맺었다.

민관 정보보안 종사자가 받은 위기대응 훈련에 관한 연구를 의뢰한 것으로, 그해 12월까지 5개월가량 연구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9천680만 원을 지급하는 계약이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정보통신기술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원의 산하 기관이다.

이 후보자는 2010년부터 용역 계약을 맺기 직전인 2020년 5월까지 테르텐 대표였고 2018년에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테르텐은 이 후보자가 2000년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창업한 벤처기업으로 이 후보자는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았다.

이 후보자는 지금도 테르텐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이 후보의 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연구소 내부 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따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테르텐을 포함해 모두 2곳이었고 연구소는 외부 위원 3명과 내부 연구원 5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정태호 의원실이 입수한 당시 평가표를 보면 내부위원 5명은 전원 테르텐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이 후보자는 정부 산하기관에서 활동하다 이후 자신의 회사를 통해 해당 기관의 용역을 따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2016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로 활동했는데 그해 5월 테르텐을 통해 이 재단의 용역(원격교육연수 학습관리 시스템 환경개선 관련·173만원 규모)을 수주했다.

테르텐은 또 2020년 9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전자정부서비스 보안 관련 용역(5천90만원 규모), 2021년 5월에는 민간 특화 소프트웨어 보안 관련 용역(1억2천730만원)을 수주했다.

이 후보는 2010년에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포럼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모두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한편, 이 후보자가 세운 또 다른 회사인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벤처 캐피탈)가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하지 않아 중기부의 시정명령을 3차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주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가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6월·9월, 올해 1월 시정명령을 내렸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등록이 취소될 수 있으니 기한 내 투자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시정명령을 받고도 계속해 이행하지 않을 경우 등록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