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언론 인터뷰…"예상보다 일찍 러시아산 가스 의존 벗어날 것"
이탈리아 총리 "'침공말라' 마지막까지 푸틴 설득했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고자 마지막 순간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발행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쟁이 나면 우리는 서로 적대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으나 몇 주 후 그는 공세를 시작했다"며 "나는 끝까지 그와 대화를 시도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쟁이 터진 이후 다시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쟁 종식을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푸틴과 대화는 소용없다, 시간 낭비다'라고 한 사람들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어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평화를 모색하기보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뿌리 뽑고 국가를 점령한 뒤 이를 친러시아 정권에 맡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에서 예상보다 일찍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그는 "비교적 일찍, 한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가스 수입 다각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우리는 비축해놓은 가스가 있고 향후 새로운 공급자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난방 온도를 1∼2도 낮추는 등 에너지 절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탈리아는 연간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가 반대편에 선 EU를 겨냥해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단기간에 러시아산 가스 의존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원 협력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알제리·이집트 등과는 내년부터 이탈리아로 가스 공급량을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고, 콩고민주공화국·앙골라·모잠비크 등과도 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키이우(키예프)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고 전쟁 직후 폐쇄한 주우크라이나 대사관 운영을 18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