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살 수 있겠지만 아버지가 그 학교 있다고 다른 학교 보내야 하나"
조국 닮은꼴 지적에 "병원장 될 때 2차례 혹독한 인사검증 거쳐"
[일문일답] 정호영 "자녀 입학사실, 다른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 없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 시절 자녀들의 의대 편입 과정에서 불거진 '아빠 찬스' 의혹과 관련해 17일 "(국민 입장에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그 학교에 있다고 해서 아들, 딸을 꼭 다른 학교에 보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 지명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위법적 행위나 부당한 팩트가 없었음을 표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정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 청문회가 아닌 기자회견에서 의혹 밝히게 된 배경은.
▲ 청문회에서 사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부단히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히 해명해도 언론에서 나머지는 빼버리고 의혹 부분만 보도하길래 도저히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자료로 낼 게 아니라 말씀으로 전달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정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 그 부분(발언) 때문에 여기서 모든 의혹을 정리해서 종합적으로 말씀을 드리는 거다.

일관되게 이야기해온, '부당한 팩트나 위법 행위 없었다'는 걸 소명하기 위해 나왔다.

[일문일답] 정호영 "자녀 입학사실, 다른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 없어"
-- 자녀 중 딸이 편입학 전형 구술전형 중 3고사실에서만 만점을 받았는데, 이 점수를 준 교수들이 후보자와 의대 동문, 논문 공저 등 인연이 있었는데.
▲ 구술평가라고 해서 무조건 주관적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심사위원이 원하는 답변을 학생이 답해야 만점을 받는다.

하나, 둘이 모자란다고 하면 감점이 된다.

나름의 객관적인 방식으로 구술면접이 시행되기 때문에, (같은 고사장) 심사관 3명이 준 성적이 일치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만점자는 그 외에도 다른 방 등에 여러 학생이 있다.

-- 편입 과정에 면접 심사위원이 무작위로 배정된다고 해도 이들이 병원장 자녀의 입학 지원 사실을 몰랐다고 확신할 수 있나.

▲ 자녀의 입학 사실을 (심사위원인) 교수들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건 자녀를 보호하는 거기도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 자체가 나중에 큰일이 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의도조차 없었다.

또 무작위로 50명의 교수 중 심사위원이 구성되는데, 이분들이 (면접) 시작 때 추첨으로 배정돼서 3명씩 (면접) 방에 들어가기 때문에, 특정 학생과 교수가 만날 확률이 천문학적 통계에 가까울 정도로 기회가 없다.

일체 부탁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교육부 조사를 통해 확실히 밝혀주셨으면 한다.

--아들의 경우, 직전해 편입에서 탈락했지만 같은 스펙으로 이듬해 생긴 특별 전형을 통해 합격했다.

▲ 똑같은 스펙으로 들어왔다.

그 사이에 객관적인 스펙이 달라질 건 없었다.

다만 지역 특별전형은 원래 다른 학교에는 다 있었지만, 전국에서 실행하지 않았던 학교가 경북대, 영남대로 두 군데였다.

이에 대구시에서 간곡하게 요청해 특별전형이 생겼다.

-- 아들이 논문 공저자 등재 관련해 편입 당시 제출한 지원 서류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기재했는데.
▲ 아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적이 있냐고 확인해보니, 공대에는 프로그래밍 처리 흐름도인 '플로차트'가 있는데 당시 그 작성 업무를 학생 연구원에게 맡겼던 모양이다.

이걸 '아들이 미국의 모 소프트웨어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연구실 대학원생이) '학부생이 이런 것을 어떻게 아느냐, 그 차트는 네가 맡아서 계속해라'(라고 언급한) 이런 내용이었다고 확인했다.

[일문일답] 정호영 "자녀 입학사실, 다른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 없어"
-- 자녀가 당시 의대 학사 편입학 외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준비를 하면서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시험을 본 적은 없나.

▲ 그렇다.

의전원도 같이 준비했고, MEET는 필요한 학교가 있고 아닌 학교가 있는 걸로 안다.

하필 자녀들의 나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는 의대가 전국에 극소수였고,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 오히려 의전원이 사라졌다.

그래서 당시 (의전원을 준비하던) 오갈 데 없는 사람을 위한 구제책으로 4년간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의 30%를 특별전형으로 받아들이는 (학사 편입학) 이행단계가 있었다.

-- 아버지가 병원장으로 있는 병원에서 자녀들이 각종 스펙을 쌓고, 편입까지 했다.

국민 입장에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다고 보나.

▲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그 학교에 있다고 해서 아들, 딸을 꼭 다른 학교로 보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양해해달라.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경북대라는 대학이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라서 선택한 것이다.

--자녀들이 경북대병원에서 수행한 봉사활동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할 의향이 있나.

▲ (병원) 사회봉사실에서 출퇴근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6년 전에 썼던 이름표 목걸이나 사진을 지금까지 가진 사람이 잘 있나.

당시 상황을 (자녀에게) 물어봤는데,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출근부에 서명한 후 사진이 있는 이름표 목걸이를 받아 온종일 일한 후 오후 4시에 퇴근 사인을 하고 나오게 된다고 했다.

[일문일답] 정호영 "자녀 입학사실, 다른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 없어"
-- 자녀 논란 자체가 전 법무부 장관의 사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선.
▲ 이미 병원장이 될 때 두 번의 인사검증을 혹독하게 받았고, 그 뒤에도 위법한 행위나 부당한 (행위를 한) 팩트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지명) 연락을 받아들였다.

만약 교육부 조사에서 부당한 문제가 발견된다면 (장관 임명 후라도)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받을 것이다.

-- 최근 처분한 경북 구미 도개면 농지에서 실제로는 친척이 농사를 지었던 걸로 확인됐는데. 농지 소유자가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점에서 농지법 위반을 인정하나.

▲ 해당 토지는 친척 숙부께서 IMF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본인에게 땅을 경작하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그렇게 했다.

이제 경제 상황이 좋아져서 다시 숙부가 매입하기로 했다.

-- 경북 구미시 산동면의 농지도 처분할 계획이 있나.

▲ 해당 농지는 문중의 토지로, 종손이었던 사촌 형님이 명의를 넘겨 산 것이다.

현재 본인이 실질적인 문중의 종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근에 부모님과 다른 친척의 묘지도 있고, 문중의 토지 관련된 문제라 간단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