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이슬람 반군 평화협상 불만 품은 다른 이슬람 반군 소행
태국 남부 '딥사우스'서 이슬람 반군 폭탄에 4명 사상
이슬람 반군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투쟁이 빈번한 태국의 남부 지역에서 폭탄이 터져 민간인 1명이 숨지고 군인 3명이 부상했다.

17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남부 빠따니주 사이부리 지역에서 폭탄 두 개가 시차를 두고 터졌다.

어부 한 명이 오전 일찍 호수에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호수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약 4시간 뒤 군 폭발물처리반(EOD)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벌이던 중 두 번째 폭탄이 터져 대원 3명이 부상했고, 이 중 한 명은 중상이라고 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폭발 사건에 대해 '빠따니 연합해방기구'(PULO)의 카스투리 마코타 대표는 로이터 통신에 PULO의 전투그룹인 G5가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태국 정부는 남부 지역의 주요 이슬람 무장반군인 민족해방전선(BRN)과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내달 14일까지 휴전 협정을 맺었지만, 이 과정에서 PULO는 배제됐다.

제4지역 군단장으로 이슬람 반군과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티라 대와 중장은 이번 폭발 사건이 평화 협상에서 배제된 데 대한 PULO의 분노를 표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콕포스트에 말했다.

카스투리 대표도 통신에 "평화 협상에 충분히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고, 속도도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국에서의 독립 가능성을 배제하는 어떤 협정에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남부 얄라주에서 사제 폭탄이 하루에만 최소 13차례 터져 한 명이 다쳤다.

폭발물은 편의점, 상점, 시장, 동물병원, 자동차 수리점 앞에서 터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었다.

같은 날 인근 나라티왓주에는 군경이 지난해 발생한 폭탄 테러 용의자 2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태국은 불교 국가지만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로 불리는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는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이슬람 통치자인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지난 1909년 영국과의 조약에 따라 태국에 병합됐지만, 이슬람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폭력 감시단체인 '딥사우스와치'(DSW)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반군간 충돌로 지금까지 7천3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태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슬람 반군과 평화협상을 중단했다가 올 초부터 이를 재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