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범계 때 승승장구한 간부 일부 사표 낼 듯
사표 낸 김수현 지청장 "모두가 승복할 합리적 인사 간청"…내부 공감
43명중 선배·동기가 30명…한동훈 검찰 인사 예측 불가
한동훈(49·사법연수원 27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르면 6월 단행될 새 정부 첫 검찰 인사판이 출렁이게 됐다.

현재 김오수 검찰총장을 포함해 법무부·검찰 고위 간부 43명 중 절반 이상이 한 후보자보다 선배이거나 동기인 만큼 이들 중 상당수는 장관 취임 시기에 맞춰 옷을 벗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는 박범계(23기) 현 장관과는 4기수, 김오수(20기) 검찰총장과는 7기수 차이가 난다.

박 장관과 김 총장, 한 후보자를 제외하고 법무부와 검찰에서 검사장급 간부는 현재 43명이다.

고검장급은 최근 사의를 표한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을 제외하고도 23기∼26기까지 8명이 있고, 검사장급 중에서도 12명이나 한 후보자보다 선배인 25기∼26기이다.

국제검사협회 회장 지위 때문에 고검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황철규(19기) 대전고검 차장검사와 연수원 24기로 판사 출신인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까지 포함하면 선배만 총 23명이다.

연수원 27기 동기도 7명이나 된다.

한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게 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인사 부담을 덜기 위해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위 간부 중 일부는 먼저 자리에서 물러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기수 문화가 단단한 검찰 조직 내에선 후배가 총장이나 장관에 오르면 관례상 윗기수 선배들이 자리를 비켜줬다.

앞서 윤석열(23기)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되고, 뒤이어 선배들을 제치고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도 검찰에 남아있던 선배들이 사표를 던졌다.

43명중 선배·동기가 30명…한동훈 검찰 인사 예측 불가
물론 법무부 장관은 정무직이고, 검찰 지휘부와 업무 접점이 넓지 않은 만큼 과거처럼 간부들의 줄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의견도 있다.

조직 안정을 위해서라도 일부 간부들은 자리를 지키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두봉(25기) 인천지검장, 박찬호(26기) 광주지검장, 이원석(27기) 제주지검장 등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장들은 오히려 고검장으로 승진하거나 요직에 발탁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등 현 정권 관련 수사를 담당했다 좌천됐던 중간 간부들도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 간부들에겐 한 후보자의 장관 지명이 강력한 사퇴 압박 요인이 될 거란 전망이 많다.

다만 아직 사직 의사를 보인 간부는 없다.

검찰 내에선 한 후보자가 '윤석열 라인'이나 소위 특수통들만 챙기는 편중 인사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글을 올린 김수현 통영지청장은 한 후보자를 향해 "지난 정권에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래도 능력은 출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특정 세력에 편중된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검수완박이라는 외부 족쇄에 더해 내부 분열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인사를 간청한다"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