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생활비로 탕진…노조 간부들과 해외여행도
조합비 3억7천만원 꿀꺽…민노총 前노조지부장 실형
노조 조합비 3억7천여만원을 빼돌려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전 노조 지부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에어포트지부의 전 지부장 A(5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업무상 횡령이나 업무상 횡령 방조 혐의로 기소된 이 노조 지부의 전 사무국장 B(56)씨와 전 산업안전부장 C(48) 등 전 노조 간부 4명에게는 각 징역 10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1∼2020년 노조 지부장을 지내면서 조합비 3억7천여만원을 빼돌려 유흥비와 개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유흥주점에서 결제한 비용이나 주유비·의류 구입비·가전제품 구매비 등을 지부의 업무비인 것처럼 꾸며 조합비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합비를 빼돌려 2015∼2020년 5차례 노조 간부들의 해외여행 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B씨와 C씨도 개인용도로 사용한 카드 결제액을 돌려받거나 개인 계좌로 송금받는 방식 등으로 공범과 함께 각각 조합비 1천700여만원과 8천500여만원을 빼돌렸다.

윤 판사는 "피고인들은 조합비를 횡령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 A씨는 지부장으로서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하고 B씨와 C씨의 범행 가담 정도도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윤 판사는 "A씨는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다른 피고인들도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피해 금액 일부나 전액을 변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