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목표 수정될까…녹색분류체계엔 원전 포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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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대대적 손질 예고…NDC는 국제사회 약속, 수정 쉽지 않아
달성방안을 원전 중심으로 바꿀 듯…환경부 "조정 가능성 열려있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12일 문재인 정부 탄소중립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목표'는 그대로 두되 '달성방안'을 달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최상위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다.
이 목표는 한국만의 목표가 아닌 '산업혁명 전(1850~1900년 평균)과 비교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세계적 목표다.
그렇기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자체를 새 정부가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목표'가 있는데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이다.
지난해 확정된 NDC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7억2천760만tCO2eq) 대비 40% 감축(감축량 2억9천100만tCO2eq)'이며 이는 2019년 수립된 NDC(2017년 배출량 대비 24.4% 감축)보다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NDC도 수정하기는 쉽지 않다.
NDC는 한국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참가국으로서 스스로 정한 목표이자 국제사회에 제출한 약속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낮추면 비난이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의 NDC가 다른 국가에 견줘 도전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작년 10월 정부가 NDC 상향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유럽연합(EU) NDC는 '1990년 배출량 대비 최소 55% 감축'이다.
영국은 '1990년 배출량 대비 68% 감축'이고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2005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각각 50~52%와 40~45%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13년 배출량 대비 46% 감축'이 NDC다.
특히 NDC를 대대적으로 손보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
다만 일부 수정은 대통령령을 개정해서도 가능하다.
탄소중립기본법에는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한다'라고만 돼 있고 '40% 감축'은 이 법 시행령에 명시됐다.
즉 '2018년 배출량 대비 35% 감축'까지 NDC를 낮추는 것은 행정부가 시행령을 고치기만 해도 가능한 구조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의 이날 브리핑에서 발언은 현 정부 탄소중립 정책을 손보고 싶지만, 정책의 근간인 목표를 수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미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탄소중립에 관한 정직하고 현실성 있고 책임 있는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인수의) 기후·에너지팀 잠정적 결론"이라고 밝혔다.
2030 NDC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수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원 위원장은 "국격이나 국제사회 기후변화 체계에 비춰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원 위원장은 "이게 절대불변이냐는 부분에 대해선 많은 상황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 "모든 문제에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을 중간보고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선거 때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을 10대 공약 하나로 제시하면서 '실현 가능한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방안 수립·추진'해 공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수정하지 않으면서 달성방안을 달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다만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과학기술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NDC는 과학·산업계 논의를 거쳐 실행계획 등을 결정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경청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NDC를 손 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도 있다.
새 정부의 다른 달성방안은 원자력발전 확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는 이날 현 정부의 '205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 70% 달성' 정책을 따르면 매년 4~6%씩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수요 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탄소중립 에너지믹스와 전력시스템 혁신'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늦어도 8월까지는 '녹색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녹색분류체계는 환경을 개선하는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의 '투자기준'으로 작년 12월 확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는 원자력발전이 빠져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이 빠졌다는 의미는 어떤 투자자가 이 체계를 기준으로 친환경산업에만 투자하기로 한다면 원자력발전은 투자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현재 '녹색분류체계 적용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수정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대선 전부터 여러 번 밝혔다.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이 빠진 것을 두고 논란이 컸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녹색분류체계 시범사업 중으로 EU 택소노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하고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조정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확정될 전망인 EU 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이 포함되면 우리도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을 넣자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발표된 EU 안에는 '엄격한 조건 아래 특정 원자력발전 활동'이 들어갔다.
녹색분류체계는 기업 등이 따라야 하는 의무가 없는 '지침'으로 행정부가 쉽게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달성방안을 원전 중심으로 바꿀 듯…환경부 "조정 가능성 열려있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12일 문재인 정부 탄소중립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목표'는 그대로 두되 '달성방안'을 달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최상위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다.
이 목표는 한국만의 목표가 아닌 '산업혁명 전(1850~1900년 평균)과 비교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세계적 목표다.
그렇기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자체를 새 정부가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목표'가 있는데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이다.
지난해 확정된 NDC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7억2천760만tCO2eq) 대비 40% 감축(감축량 2억9천100만tCO2eq)'이며 이는 2019년 수립된 NDC(2017년 배출량 대비 24.4% 감축)보다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NDC도 수정하기는 쉽지 않다.
NDC는 한국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참가국으로서 스스로 정한 목표이자 국제사회에 제출한 약속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낮추면 비난이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의 NDC가 다른 국가에 견줘 도전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작년 10월 정부가 NDC 상향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유럽연합(EU) NDC는 '1990년 배출량 대비 최소 55% 감축'이다.
영국은 '1990년 배출량 대비 68% 감축'이고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2005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각각 50~52%와 40~45%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13년 배출량 대비 46% 감축'이 NDC다.
특히 NDC를 대대적으로 손보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
다만 일부 수정은 대통령령을 개정해서도 가능하다.
탄소중립기본법에는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한다'라고만 돼 있고 '40% 감축'은 이 법 시행령에 명시됐다.
즉 '2018년 배출량 대비 35% 감축'까지 NDC를 낮추는 것은 행정부가 시행령을 고치기만 해도 가능한 구조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의 이날 브리핑에서 발언은 현 정부 탄소중립 정책을 손보고 싶지만, 정책의 근간인 목표를 수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미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탄소중립에 관한 정직하고 현실성 있고 책임 있는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인수의) 기후·에너지팀 잠정적 결론"이라고 밝혔다.
2030 NDC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수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원 위원장은 "국격이나 국제사회 기후변화 체계에 비춰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원 위원장은 "이게 절대불변이냐는 부분에 대해선 많은 상황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 "모든 문제에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을 중간보고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선거 때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을 10대 공약 하나로 제시하면서 '실현 가능한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방안 수립·추진'해 공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수정하지 않으면서 달성방안을 달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다만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과학기술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NDC는 과학·산업계 논의를 거쳐 실행계획 등을 결정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경청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NDC를 손 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도 있다.
새 정부의 다른 달성방안은 원자력발전 확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는 이날 현 정부의 '205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 70% 달성' 정책을 따르면 매년 4~6%씩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수요 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탄소중립 에너지믹스와 전력시스템 혁신'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늦어도 8월까지는 '녹색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녹색분류체계는 환경을 개선하는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녹색금융의 '투자기준'으로 작년 12월 확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는 원자력발전이 빠져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이 빠졌다는 의미는 어떤 투자자가 이 체계를 기준으로 친환경산업에만 투자하기로 한다면 원자력발전은 투자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현재 '녹색분류체계 적용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수정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대선 전부터 여러 번 밝혔다.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이 빠진 것을 두고 논란이 컸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녹색분류체계 시범사업 중으로 EU 택소노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하고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조정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확정될 전망인 EU 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이 포함되면 우리도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발전을 넣자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발표된 EU 안에는 '엄격한 조건 아래 특정 원자력발전 활동'이 들어갔다.
녹색분류체계는 기업 등이 따라야 하는 의무가 없는 '지침'으로 행정부가 쉽게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