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합류를 돌연 거부하면서 트위터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신들은 일단 머스크가 트위터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 자리를 사양함에 따라 그와 트위터 간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우선 그는 트위터 이사회와 거리두기를 함에 따라 트위터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당초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트위터 지분을 14.9% 이상 보유할 수 없었는데, 그가 이런 합의를 지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전날 오전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 역시 공시에서 이사 자리를 거절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단, 어떤 제한 없이 트위터의 다양한 문제에 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 문제로 회사 상품과 서비스, 합병 계획, 지배구조 문제 등을 언급했다.

머스크는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거나 경영진·이사회와도 직접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트위터 지분을 변경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지만,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이런 계획을 변경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머스크가 트위터를 완전 인수하고 싶다면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을 할 수 있고, 주주들에게 직접 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들어가 트위터의 전략적 행보에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이젠 양측 간에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해 더욱 적대적 입장을 취할 수 있고, 적극적 투자자로서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머스크는 최초 트위터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한 이달 4일 자신을 경영에 관여할 의사가 없는 '수동적 투자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튿날 트위터 이사회 이사로 선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 지위를 '적극적 투자자'로 수정 공시했다.

적극적 투자자는 지분 취득 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해당 회사에 경영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를 말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직을 거절한 것이 미 증권 당국의 조사와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 증권법령에선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할 경우 지분 취득 후 휴일을 포함한 10일 이내에 이를 공시해야 하는데,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취득을 공시할 때 이 규정을 어겼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늦장 공시'를 한 데다가 당초엔 수동적 투자자로 공시하고선 얼마 안 돼 트위터 이사가 되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WSJ은 머스크가 이사 자리를 거절한 후 지난 주말 사이 트위터와 관련해 올린 트윗 일부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