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 날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먹이활동은 비교적 활발
[유형재의 새록새록] 모두 다 떠났는데…강릉 경포천에 홀로 남은 큰고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겨울 철새 큰고니가 강원 강릉시 경포천에 아직 머물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큰고니와 고니 등 고니류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낸 뒤 2월 말이나 3월 초에는 대부분 북쪽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경포천에는 4월 중순인 12일 현재까지 아직 큰고니 한 마리가 외로이 지내고 있다.

지난 3월 15일 귀향하던 고니 가족이 경포천에 찾아왔으나 이들이 다음 날 떠난 뒤에도 한 달 이상 혼자 남아 있다.

며칠 전까지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풀뿌리를 캐 먹는 등 먹이활동을 비교적 활발히 했으나 초여름 날씨를 보인 최근에는 갈대섬 위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행동반경도 넓지 않아 대부분 주변 20∼30m 안에서 지내지만 아주 가끔은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관찰되기도 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모두 다 떠났는데…강릉 경포천에 홀로 남은 큰고니
고니가 있는 경포천은 폭이 불과 30∼50m에 불과하고,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은 곳이다.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사진을 찍어도 쉬다가 고개를 들거나 고개만 두리번거릴 뿐 인기척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다쳐서 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외형적으로 날개나 다리 등 다친 곳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산책 나왔던 한 시민은 "고니가 겨울 철새인 줄은 알았지만, 지금까지 있어도 되는지 알았다"며 "가끔 산책 나올 때마다 혼자 지내고 있어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고향으로 건강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시의 한 관계자는 "이 큰고니가 다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는 상태이며 관계기관에 연락했다"며 "지금으로서는 고향에 늦게라도 돌아가거나 여름을 잘 견디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모두 다 떠났는데…강릉 경포천에 홀로 남은 큰고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