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박의장 만나 "중심 좀 잡아달라"…문대통령, 이철희 수석 통해 축하난 전달
권성동, 박홍근 찾아 폴더 인사…"여의도 여당은 민주당"(종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여야 원내 협상의 키를 쥔 카운터파트로서 첫 대면을 했다.

이날 만남은 권 원내대표가 취임 인사차 박 원내대표의 국회 본청 사무실을 찾는 형식으로 성사됐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를 통틀어 역대 원내대표 선거에서 가장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 같다"며 "그만큼 지혜와 경륜이 뛰어난 분"이라고 반갑게 맞이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님의 지혜와 경륜을 바탕삼아 원활하게 일하고 생산적인, 국민께 신뢰를 주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이라며 "우리는 뭐 소수 야당에 머물러 있어 원만하고 합리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선 민주당의 배려와 협조가 정말 중요하다"고 인사했다.

박 원내대표와 악수하며 서로 90도로 허리를 굽혀 '폴더 인사'를 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록 광화문 대통령 권력을 차지했으나, 의회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 수중에 있어 민주당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아량과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장 우리 앞에 놓인 현안이 많다"며 "지혜와 경륜을 갖고 몇 가지 난제를 푸는 데 역량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 개정도 오늘이라도 우리가 결정하면 바로 이번 주 금요일 본회의를 열어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 차질이 없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사청문 정국을 앞둔 신경전도 오갔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에 인사청문회 간사도 하셨더라"라며 "인사청문 일정을 잡거나 자료 요구, 증인 채택 등 국민의힘에서 잘 협조해주시면 더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기준을 넘어선 과도한 자료나 증인 요구는 오히려 인사청문회가 검증을 넘어선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며 "민주당이 과거 여당 시절에 했던 기준 그대로만 적용하면 저희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방어막을 쳤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세 번 만났는데 의회 정치를 중요시한다는 말씀을 세 번 다 했다"며 "의회 정치를 존중하고, 또 의회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저도 말로만 협치하는 게 아니라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펴서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의석수 불균형 때문, 차이 때문에 사실 우리가 봤을 때는 그동안 조금 무리가 있지 않았나, 다수당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장님께서 중심을 좀 잘 잡아주시면 의회 정치가 더 빛을 발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권 원내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했다.

권 원내대표가 난을 들고 국회를 찾은 이 수석에게 "대통령은 건강하시죠"라고 묻자 이 수석은 "건강이 아주 좋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이 수석이 "5년을 딱 풀로 채워서 체력에 한계가 온 것 같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중책에 대한 피로도라는 것이 (워낙 크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점에 있다가 내려오면 한편으론 몹시 시원하지만 한편으론 허탈감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 같다"고 했고, 이 수석은 "전혀 그런 내색은 안 하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이 "카톡으로는 제가 형님이라 부르는 사이인데, (같이 일할 시간이) 너무 짧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도 원만한 국정 운영이 되도록 지원 부탁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