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사차 예방…박 의장 "尹당선인에 쓴소리 해달라" 당부도
권성동, 박의장 만나 "그동안 다수당 중심…중심 좀 잡아달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취임 인사차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박 의장과 뼈있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한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환담을 시작했다.

박 의장은 먼저 원내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사실을 거론하며, "윤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고언을 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우리 의장님과 자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지근거리에서 모실 기회를 얻게 돼 아주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권 원내대표가 "제가 경험도 일천하고 경륜도 부족하니 의장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도록 하겠다"고 굽히자 박 의장이 "겸손까지 갖추셨다"고 반기기도 했다.

장내 긴장이 흐른 것은 박 의장이 윤 당선인 얘기를 꺼내면서부터였다.

박 의장은 "제가 윤 당선인을 세 번 만났는데, 의회 정치를 중요시한다는 말씀을 세 번 다 했다"며 "의회 정치를 존중하고, 또 의회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저도 말로만 협치하는 게 아니라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펴서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의석수 불균형 때문, 차이 때문에 사실 우리가 봤을 때는 그동안 조금 무리가 있지 않았나, 다수당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장님께서 중심을 좀 잘 잡아주시면 의회 정치가 더 빛을 발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서로 엇갈린 것도 있었지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타협을 했다"며 "신뢰받는 분이니까 양보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다시 "얼마든 양보할 생각은 있지만, 국가의 근본 체계에 대한 문제는 국민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여야 간에 합의가 필요하다"며 "아마 의장께서도 그 부분에는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쯤 되면 비공개로 하자"며 공개 발언을 서둘러 마무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