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기중 처리 여부에 "총의 모아야겠으나 제 의견은 그렇다"
"검경 야심가들이 반대편 수사 열 올려…공안통치 유혹 차단해야"
윤호중, '검수완박'에 "선거 유불리 무관…민주주의 방향 문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한달을 맞아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 문제는 선거의 유불리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최근 검찰이 고검장 회의 등을 열며 반발하고 있다는데, 그것이 그대로 검찰이 왜 개혁돼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료체계를 공고히 쌓으면서 사실상 특권층이 됐다.

어느 곳으로부터 견제받지 않고 권력집단화하면서 이런 폐단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그런 경향이 훨씬 강해질 것"이라며 "특히 인수위에서 논의하는 내용이나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놓은 것을 보면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 자체를 차단하고 사실상 검찰을 사법부에 준하는 제4의 권력으로 만들어나가려는 움직임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당의 총의를 모아야 할 사안이지만 제 의견은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에 대해 "천인공노할 범죄", "만행"이라고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처리가 현실화할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야간 대충돌 및 이에 따른 정국 경색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검찰 공화국'이 현실화하기 전에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립하는 가운데 전자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사·보임한 것이 그 프로세스의 시작으로 보인다는 질문에는 "그렇기도 하고, 기획재정위원회가 비교섭단체 3명 있고 법사위에는 없어 조정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위원장은 검찰개혁 완수가 필요한 이유로 "윤석열 정부가 일종의 '공안 통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검찰·경찰이 이전 정부나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것이 윤 당선인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검경 내 야심가들이 하는 일 아닌가 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런 것이 일상화되다 보면 정치의 사법화 등 정치적으로 국정을 논의할 공간들이 굉장히 줄어든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도 검찰제도를 개혁해 수사권력과 기소권력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를 마치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개혁을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전혀 무관하다"며 "어떤 수사기관이 수사권을 가지더라도 야당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 수사기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전날 국민의힘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가 '검수완박'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실권자나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부인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 것에 반박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을 강행할 경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정권과의 불협화음으로 혼란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입법부의 논의 결과를 존중해 집행하는 것이 행정부의 기본적인 태도이고 자세"라며 "정부가 법을 어길 수는 없으니 법에 맞춰 제도 구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권 분리를 법에서 정하는 것은 아우트라인(윤곽)"이라며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는 정부가 고민해서 결론을 내놓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