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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장편 실화 소설 '사라지지 않은 혜성'을 바탕으로 제작한 TV연속극 '마지막 한 알' 1부를 처음 방영 했다.
드라마는 1975년 2월 15일 인도 콜카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준결승에서 남북한이 겨룬 여자 단식 5세트 막바지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시 준준결승에서 북한의 박영순 선수가 남한의 정연숙(정현숙) 선수에게 16 대 20으로 밀리던 결정적인 순간을 집중 조명하며, 실제 경기중계를 연상케 하는 영어 해설과 슬로모션으로 날아가는 탁구공, 선수들에게 맺힌 땀방울과 관중의 환호 등을 교차 편집해 긴박감을 높였다.
당시에는 21점을 먼저 따면 한 세트를 얻고, 5전 3승제를 적용했다.
두 선수가 각각 2세트씩 가져갔기에 1점만 더 내주면 남한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탁구공 한 알의 무게가 얼마인지 아느냐"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고 화면은 1960년대 박영순의 유년기로 돌아가 평안북도 삭주군 산골 마을에서 체육무용(체조)을 하던 인민학교(소학교) 학생이 어떻게 탁구채를 처음 쥐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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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로를 결정하는 경기에서 크게 밀리자 마지막 '한 알'의 기회가 남아있음에도 탁구채를 내려놓고 나가는 모습으로 1부를 마쳐 궁금증을 자아냈다.
북한이 2022년에야 50년 전의 인기 스포츠 스타를 다시 상기하는 드라마를 제작한 점이 주목된다.
특히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1975년도 당시 결승전이 아닌 남북한이 맞붙었던 준준결승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당시 박영순은 5세트에서 23대 21로 승리했다.
박영순은 1975년과 197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연속 우승했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15개를 포함해 메달 37개를 획득해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로, 북한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다.
스포츠 경기가 통상 애국심 고취의 역할을 하는 만큼 북한이 남한을 꺾고 중국과 소련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물리치며 1등을 했던 당시 경기와 그 중심에 있던 선수를 드라마화하면서 주민들의 단합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