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몬드' 김태형 연출 "소설과 똑같다 느꼈다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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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베스트셀러 원작…"감정 느끼는 우리, 왜 타인에 공감 못하나"
최근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아몬드'는 손원평이 쓴 동명 소설을 뼈대로 한 작품이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보통 사람들보다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은 2017년 출간된 이래 누적 판매량 9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로, 아시아권 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은 전체적인 스토리는 물론 인물과 대사 등 세세한 부분까지 원작에서 가져왔다.
2019년부터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서휘원이 각색과 작사를, 강병원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김태형 연출은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원작의 장면과 스토리를 거의 똑같이 옮기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관객이 소설과 너무 똑같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면 연출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작게 다룬 부분을 공연에서는 크게 다루기도 했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식물인간이 된 다음에도 윤재가 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넣기도 했고요.
윤재가 한 명 두 명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서 왜 남의 감정에 온전히 공감하지 못하는가 질문도 던지려 했습니다.
" 감정표현 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앓는 윤재를 연기한 문태유는 "무대에서 웃음이나 울음을 잘 참는 뻔뻔한 배우가 아니라서 감정표현을 할 수 없는 역할을 소화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털어놨다.
"윤재의 입장을 실제로 겪어 보지 않아서 상상력만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결국 접근법을 달리해서, 연습 중반쯤에는 대본에 있는 활자대로만 대사를 했어요.
앞사람 대사도 마치 오디오북을 듣듯이 들었죠."
같은 역을 맡은 홍승안 역시 "수월하지는 않았다"면서 "말하는 상대를 그저 바라만 보는 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윤재도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연출은 "배우들이 속에서 요동치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참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이 배우와 캐릭터에 오히려 마음을 이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재는 비록 타인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거나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줄 모르지만,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특히 할머니와 엄마는 그에게 남의 표정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몸소 희생과 헌신,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윤재 어머니를 연기한 김선경은 "윤재는 살아 있고 사랑으로 결정된 아이"라며 "연기할 때 이 아이가 진심과 사랑을 가슴속으로 느끼도록 해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윤재를 못살게 굴다가 점차 친구가 된 곤이와 윤재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알려준 도라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두 사람도 가슴 속에 아픔이 있지만, 윤재를 만나 소통하면서 점차 치유되고 성장한다.
소설은 윤재의 일인칭으로 전개돼 곤이와 도라가 타자처럼 비치지만, 뮤지컬에서는 두 사람도 곤이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곤이 역의 조환지는 "곤이는 고슴도치처럼 약한 부분을 보이지 않기 위해 강한 척하지만 사실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 생각하고 캐릭터에 접근했다"며 "윤재와 가르침을 주고받으며 커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성장 드라마인 만큼 넘버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희망적이다.
그러면서도 윤재, 곤이, 도라가 각자의 방식으로 부닥친 일에 대처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녹였다.
작곡가 이성준은 "좋은 책을 공연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듯이 노래하고, 노래하듯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도록 신경썼다"며 "무엇보다 윤재를 이해한 다음에 음악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보통 사람들보다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은 2017년 출간된 이래 누적 판매량 9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로, 아시아권 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은 전체적인 스토리는 물론 인물과 대사 등 세세한 부분까지 원작에서 가져왔다.
2019년부터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서휘원이 각색과 작사를, 강병원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김태형 연출은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원작의 장면과 스토리를 거의 똑같이 옮기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관객이 소설과 너무 똑같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면 연출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작게 다룬 부분을 공연에서는 크게 다루기도 했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식물인간이 된 다음에도 윤재가 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넣기도 했고요.
윤재가 한 명 두 명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서 왜 남의 감정에 온전히 공감하지 못하는가 질문도 던지려 했습니다.
" 감정표현 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앓는 윤재를 연기한 문태유는 "무대에서 웃음이나 울음을 잘 참는 뻔뻔한 배우가 아니라서 감정표현을 할 수 없는 역할을 소화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털어놨다.
"윤재의 입장을 실제로 겪어 보지 않아서 상상력만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결국 접근법을 달리해서, 연습 중반쯤에는 대본에 있는 활자대로만 대사를 했어요.
앞사람 대사도 마치 오디오북을 듣듯이 들었죠."
같은 역을 맡은 홍승안 역시 "수월하지는 않았다"면서 "말하는 상대를 그저 바라만 보는 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윤재도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연출은 "배우들이 속에서 요동치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참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이 배우와 캐릭터에 오히려 마음을 이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재는 비록 타인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거나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줄 모르지만,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특히 할머니와 엄마는 그에게 남의 표정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몸소 희생과 헌신,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윤재 어머니를 연기한 김선경은 "윤재는 살아 있고 사랑으로 결정된 아이"라며 "연기할 때 이 아이가 진심과 사랑을 가슴속으로 느끼도록 해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윤재를 못살게 굴다가 점차 친구가 된 곤이와 윤재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알려준 도라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두 사람도 가슴 속에 아픔이 있지만, 윤재를 만나 소통하면서 점차 치유되고 성장한다.
소설은 윤재의 일인칭으로 전개돼 곤이와 도라가 타자처럼 비치지만, 뮤지컬에서는 두 사람도 곤이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곤이 역의 조환지는 "곤이는 고슴도치처럼 약한 부분을 보이지 않기 위해 강한 척하지만 사실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 생각하고 캐릭터에 접근했다"며 "윤재와 가르침을 주고받으며 커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성장 드라마인 만큼 넘버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고 희망적이다.
그러면서도 윤재, 곤이, 도라가 각자의 방식으로 부닥친 일에 대처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녹였다.
작곡가 이성준은 "좋은 책을 공연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듯이 노래하고, 노래하듯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도록 신경썼다"며 "무엇보다 윤재를 이해한 다음에 음악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