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통한 설명 요구에 北무응답하자 "협의 응하라" 공개 촉구
통일부, 北해금강호텔 해체에 "강한 유감…즉각 중단해야"(종합)
정부는 8일 북한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간 협의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을 해체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통일부는 지난달 초부터 관련 동향을 주시해오다가 지난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관련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날 공개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면서 협의에 응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는 "금강산 관광은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해금강호텔을 일방적으로 해체하고 있는 것은 상호존중과 협의에 입각한 남북 공동노력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방 투자자 자산의 보호라는 남북 당국 간 합의는 물론 모든 사안을 서로 협의해서 해결해 온 사업자 간의 신뢰에도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부대변인은 북한이 남측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서도 "(남측의) 정당한 제안에 북한이 전혀 응답하지 않는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의하여 우리 국민들의 재산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 부대변인은 해금강호텔 외 다른 시설의 상태에 대해선 "다른 시설의 해체 동향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입장을 전달한 시점에 대해선 '지난주'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나 "북한이 지난 일주일간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볼 때 지난 1일께로 추정된다.

해금강호텔 해체 진척 현황에 대해서도 '정보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최근 민간 위성사진에서 호텔 건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고 호텔 앞 부두에 건물 자재로 보이는 물체들이 쌓여있는 등 철거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동향이 포착됐고, 지난 6일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처음 봤을 때와 다르게 어느 정도 해체과정이 진척돼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북한은 그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남측은 대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 하에 응하지 않았고, 이후 북한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시설 철거를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내오며 현재까지 협의는 중단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