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막아줄게" 현혹해 억대 사기 친 무속인 실형 확정
액운을 막아주겠다며 장기간 피해자를 현혹해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무속인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 A(36)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평소 사주풀이로 신뢰를 쌓은 B씨와 B씨의 남자친구 C씨에게 '부정을 풀기 위해 검은 개를 잡아서 생으로 씹는 의식을 해야 한다'며 비용을 요구하는 등 1년여에 걸쳐 모두 1억1천800여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법정에서 A씨의 사기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부정풀이', '퇴마', '신기 누름굿' 등의 명목을 붙여 돈을 받아 갔으나 실제 굿을 하지는 않았고, 모두 생활비나 카드 대금, 게임 아이템 구입, 쇼핑, 유흥 등에 썼다.

그럼에도 피해자인 B씨 등은 A씨에게 '표정 관리를 못 해서', '좋지 않은 모습 보여드려서', '돈을 더 구해보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죄송하다'는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보냈고 출근이나 귀가 같은 일상생활까지 일일이 보고했다.

재판부는 B씨 등이 '나만이 불행을 막아줄 수 있다'는 A씨의 말에 속아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잃고 현혹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관계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A씨는 노래방에서 피해자 C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1심은 "피고인은 막연히 피해자들을 위한 정당한 무속행위를 수행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고 있지 않고 용서도 받지 못해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결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