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공항과 묶여 수년간 제자리…환경단체 "성급한 공약 남발"
군부대 이전 방안 빠진 무등산 접근로 개선 논의…실현 가능?
광주시장 선거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무등산 정상 접근로 개선 논의가 군부대 이전이라는 선결 과제에 대한 해법 제시 없이 흐르고 있다.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은 하나의 꾸러미에 담긴 광주 군 공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지난 6년간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7일 국립공원공단과 공군에 따르면 무등산에는 군과 환경 당국이 공동 관리하는 약 8.3㎞ 길이의 도로가 정상까지 연결됐다.

해당 도로는 시내버스 종착지인 원효사집단시설지구에서 출발해 정상으로 향하는 도중 목재 삼거리에서 한 차례 갈라진다.

장불재에서 끝나는 이 구간의 총연장은 약 6.4㎞이다.

수소 트램이나 전기차 등 친환경 운송 수단을 투입해 무등산 정상 접근성을 높이자는 정책 구상은 해당 도로의 활용을 전제로 한다.

6·1 지방선거를 두 달가량 앞두고 제기된 논의에 공군과 국립공원공단 측 의견 반영 절차는 없었다.

공군과 국립공원공단은 향후 의견교환 기회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정상부 군부대 이전 여부를 확정 짓기 전에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거나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사시에 대비해야 하는 공군 방공포대가 계속해서 주둔하는 한 병력, 물자, 장비 수송용 작전도로의 사용 목적 등을 바꾸는 절차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뒤따랐다.

군부대 이전 방안 빠진 무등산 접근로 개선 논의…실현 가능?
케이블카나 드론 택시 등 도로 의존도가 낮은 접근 방안 또한 군사 보안시설을 떼어놓고 추진하기란 녹록지 않다는 해석이다.

천왕봉과 지왕봉, 인왕봉 등 3개 봉우리가 자리한 무등산 정상부에는 1966년부터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2015년 12월 3일 국방부, 광주시, 국립공원공단이 군부대 이전 협약을 체결했으나 후속 논의는 만 6년 동안 진척 없이 선언적 구호에 그쳤다.

국립공원공단은 군부대 이전이 마무리돼야 도로 활용과 정상 복원 방안을 마련하는 기본계획 수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와 광주시도 이전 예정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강하면서 군 공항과 함께 묶인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욱 광주전남녹색연합 활동가는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은 국립공원 지정 원년인 2013년부터 제기된 과제"라며 "그 선결 조건인 광주 군 공항도 수년간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장 주요 예비후보들이 앞뒤 사정을 보지 않고 성급한 개발 공약을 남발한다"며 "당선만 염두에 둔 거짓 약속이 아니라면 선결 과제들의 실질적인 해법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