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한경DB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한경DB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박돈 씨(38)는 콜라를 살 때마다 ‘제로’ 칼로리인지를 꼭 살핀다. 그는 “제로 콜라 등 저칼로리 음료는 살이 찌거나 건강을 해치는 등에 대한 걱정이 덜해 편하게 마시기 좋다”며 “기존 콜라보다 맛도 더 있다”고 말했다. 마트를 들를 때마다 제로 칼로리 음료를 대량 구매하곤 한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최근 당분이나 칼로리를 낮춘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체중 및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최근 음료업체들이 선보이는 저칼로리 음료는 제품 고유의 풍미는 살리면서 건강에 해로운 성분은 크게 낮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다. 과거 저칼로리 음료의 약점으로 꼽히던 맛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맛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합격점을 받고 있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커지며 음료업체들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이마트 제공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커지며 음료업체들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이마트 제공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제로 칼로리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콜라 제로’ 등 2가지의 저칼로리 음료를 시중에서 판매 중이다. 올 상반기 내 3가지 제로 칼로리 음료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2조5061억원의 매출액과 1822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11.0%, 87.4%씩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제로 칼로리 제품 판매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06년 출시된 코카콜라 제로 역시 코로나19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음료 부문 매출도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코카콜라를 비롯해 스프라이트, 몬스터 에너지 등 주요 브랜드가 저칼로리 라인업을 강화한 덕이 컸다. 특히 '코카콜라 제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카콜라음료는 이날도 제로 칼로리 탄산에 복숭아향을 더한 ‘씨그램 피치’를 새로 내놨다.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 2019년 452억원에서 지난해 2189억원으로 2년 만에 무려 384% 성장했다. 이는 콜라와 사이다 상품의 판매액을 합친 수치로, 실제 시장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제로 칼로리 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로 단맛을 내 칼로리가 없는 음료를 뜻한다. 인공 감미료는 설탕보다 수백 배의 강한 단맛을 내지만 당분이 아니라 열량은 거의 없다. 실제 칼로리가 완전히 제로(0)는 아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100mL당 4㎉ 미만인 경우 제로 칼로리로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웅진식품의 ‘티즐 제로 자몽블랙티’. /웅진식품 제공
웅진식품의 ‘티즐 제로 자몽블랙티’. /웅진식품 제공
차음료나 두유 등도 저당, 무칼로리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검정보리 차음료에서 칼로리를 뺐다. '블랙보리 라이트'는 당류 함량이 520mL 한 병 기준으로 0g인 무당류 음료로,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웅진식품도 최근 제로 칼로리 블렌딩티 ‘티즐 제로 자몽블랙티’를 내놨다.

정식품 역시 최근 저당 프리미엄 두유를 출시했다. '베지밀 프리바이오틱스 두유'로 체내에서 천천히 소화·흡수되는 결정과당, 팔라티노스, 프락토올리고당으로 단맛까지 더했다. 대상웰라이프는 '마이밀 마시는 뉴프로틴 바나나'를 팔고 있다. 100mL 기준으로 당류가 2.36g 함유돼 100mL당 함유된 당이 2.5g 미만이어야 하는 저당 기준에 부합한 단백질 음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