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체 들어올리다 무게 초과"…미 공군 "24개월 지연 예상"
"보잉, 美 대통령 전용기 제작 사고…최장 2년 지연될 수도"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신형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생산 공정에서 소규모 사고가 나 제작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올해 초 제조 중인 신형 에어포스원 두 대 중 한 기체를 '재킹'(jacking)하는 중에 사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재킹이란 성능 점검, 정비, 부품 교체 등을 위해 지지대를 이용해 항공기 기체를 들어 올리는 작업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문제의 기체를 공장 내부 거치 구조물에서 여러 재킹용 기구에 올려두는 작업 중 기체 무게가 일부 기구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

소식통들은 이로 인해 초기에는 날개 부분 손상이 의심됐지만, 현재 날개 쪽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현재 날개 외 기체 다른 곳이 파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며 생산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 공군 측은 이번 사고에 따른 기체 손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상 여부와 별도로 보잉의 관리 감독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WSJ는 전했다.

사고 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공정을 감독했던 직원은 유사한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은 있지만, 재킹 작업 자체를 이끈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직원들도 정해진 작업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며, 사고 이후 실시된 정기 마약류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직원도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공군 대변인은 "시정 작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보잉 대변인은 직원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면서도 "본사의 모든 생산 공정에서 엄격한 품질 요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현재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도 신형 에어포스원 생산과 관련해 보잉의 관리 미흡이 지적됐다.

당시 제작 중인 2대 가운데 1대에서 내용물이 비어있는 소형 술병 2개가 발견돼 조사가 이뤄졌다고 WSJ이 보도했다.

보잉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39억 달러(한화 4조6천억 원) 규모의 새 에어포스원 2대를 2024년 말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현재 보잉과 미 국방부가 신형 에어포스원 기체 인도 일정을 두고 협상 중이라며 보잉 측이 기존 일정보다 17개월가량 공급이 늦어질 것 같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미 공군 측은 공급이 보잉 측이 알려온 것보다 7개월 더 걸려 24개월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