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TF, 외부위원 보강 '본격 가동'…"현 잣대로 한덕수 재검증"
지도부 "尹정부, 검증 기준 제시해야"…박용진 "로비했다면 자격미달"
'임명 반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지만 부담 커…'낙마 강행' 힘들단 전망 우세
'옛식구?' 한덕수에 바짝 날세운 민주…'고문료' 등 검증 본격화
더불어민주당이 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그가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을,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당초 인준이 무난할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지만, 예상을 깨고 전면적 공세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법무법인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고문료(18억원) 과다 논란은 물론 2002년 김앤장 고문 재직 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철저히 따져 묻겠다는 생각이다.

과거 관행으로 여겨졌던 전관예우나 고액 보수 논란이 현재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 엄밀히 검증하겠다는 것으로 만일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면 민주당이 '낙마'를 강행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재적의원 과반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찬성)이 필요한 만큼 절대다수 의석(172석)을 가진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한 후보자의 낙마를 이끌 수 있다.

'옛식구?' 한덕수에 바짝 날세운 민주…'고문료' 등 검증 본격화
전날 가동에 들어간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는 일단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7대 기준' 등을 잣대로 삼아 한 후보자에 대한 기초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단장인 현재 민형배 의원을 포함해 김수흥·고민정·최기상 의원 등 4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금주 내로 원외 인사들도 보강해 꾸릴 예정이다.

TF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구체적인 사안을 검증하는 것보다 무엇을 어떤 방향에서 볼지, 다시 말해 검증 기준을 정하는 단계"라며 "10∼15년 전과 현재의 국민 눈높이는 다르다.

지금의 잣대로 한덕수를 재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새 정부의 인사 검증 기준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 공개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최소한 이 정도의 기준은 통과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검증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새 정부의 도덕성과 지향점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검증 7대 기준을 두고 코미디라고 했다.

그게 코미디면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생각하냐는 인사 추천기준은 뭐냐"며 "이 7대 기준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코미디 발언'이 7대 검증 기준을 국민의힘 정부에서는 적용할 자신이 없다는 고백이 아니길 바란다"며 "2017년 5대 기준에서 음주운전과 성 관련 범죄를 추가해 7대 기준이 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데 따른 조치이고, 지금은 그때보다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옛식구?' 한덕수에 바짝 날세운 민주…'고문료' 등 검증 본격화
한 후보자의 이력 논란에 대한 당내 비판론도 거세졌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고위 관료로 있다가 로펌에서 어떤 일을 했다가 다시 또 국무총리로 복귀하는 것은 경기에서 심판으로 뛰다가 선수로 뛰다가 연장전에 다시 또 심판으로 돌아가는 경우"라고 한 후보자를 직격했다.

이어 "로펌은 법률회사가 아니라 로비업체다.

혹시라도 사익과 혹은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공정과 관련된 부분을 훼손하는 로비를 했다면 국무총리로서는 자격 미달"이라고도 했다.

다만 당내에는 한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 의견도 적지 않게 존재하는 데다 새 정부의 첫 인사청문이라는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당 차원의 '한덕수 보이콧'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앞서 한 후보자는 민주당의 몇몇 중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치 의사를 강조하는 한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전날 MBN 방송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최적임자를 선정했다.

인품도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인준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