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2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社旗)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2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사기(社旗)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2차전지 소재와 수소를 앞세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역점을 두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포스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명실상부한 100년 기업으로 태어나는 원년”이라며 “‘리얼 밸류’(Real Value) 경영을 통해 그룹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리얼 밸류의 의미와 관련해 “기업 활동으로 창출되는 모든 가치의 총합이며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사회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경제·환경·사회적 가치를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2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설·인프라 △농업·바이오 등을 그룹의 7대 핵심 사업으로 제시했다. 분야별 경쟁 우위를 높여 나가기 위해 사업 회사 중심으로 전문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新)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 다섯 가지 지향점도 주총을 통해 공개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1968년 설립 이후 54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의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출범으로 포스코그룹은 지주사를 정점으로 사업 회사들이 병렬적으로 포진하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포스코홀딩스 아래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의 자회사가 운영되는 구조다. 철강, 양·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와 같은 기존의 핵심 사업은 자회사가 주도하고, 지주사는 투자와 미래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수소, 리튬, 니켈 등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20%인 비철강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해 그룹 전체 기업 가치를 현재의 세 배인 130조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 음극재뿐 아니라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t과 니켈 14만t을 자체 공급하고, 양극재 42만t과 음극재 26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글로벌 선두권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철강에 버금가는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2010년 리튬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염수와 광석 모두에서 친환경적으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리튬의 주원료인 리튬광산과 염호 확보를 선제 추진해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광석리튬 생산법인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설립하고 7600억원을 투자해 전남 광양에 4만3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