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을 떠난 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했던 조남관(57·24기) 법무연수원장이 5일 사의를 표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연수원장은 이날 오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조 연수원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27년여 동안 정들었던 검사의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직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 왼쪽·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부끄럼 없는 선배가 되고자 노력하였고, 검사로서 정의와 공정을 지키려 고민하였으나 많이 부족했다"며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의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다시 검찰이 안정화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과정에서 후배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국민을 위해 검찰이 다시 사랑받는 기관이 돼야 하고, 그럴 수 있도록 저도 나가서 검찰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조 연수원장은 1995년 부산지검 검사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적폐 청산 TF 팀장을 지낸 뒤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추 전 장관 시절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고검장으로 승진한 그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사태 당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올리는 등 반기를 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대검 부장 회의에서 재판단해보라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시키는 묘수를 써 갈등 확산을 막았다는 평을 받았다.
조 연수원장의 사직은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 이후 검찰 간부가 사표를 낸 첫 사례다.
그는 대검 차장으로서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을 보좌하다가 윤 당선인이 사직한 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