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시 인정점 부여받지만 산정기준·시험 난이도 등 변수에 불이익 우려
내신 민감한 고교생, 확진에 중간고사 못칠라 '살얼음판'
교육부가 중·고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중간고사 응시 불가 방침을 밝힌 가운데 중간고사를 앞둔 고등학생들이 행여 코로나에 감염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간고사를 못 치면 결시 이전이나 이후 시험 성적을 일정 비율로 환산한 점수인 인정점을 받게 되는데, 대입 수시 전형에 영향을 미치는 내신 성적에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이 대세였고 학생 확진자가 비교적 많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학생 감염자가 크게 늘어 중간고사를 치지 못하는 학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부산에서 하루 평균 1천∼2천명의 초·중·고교 학생 감염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도 중간고사를 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교육부는 확진자 별도 고사실을 운영하지 않고 결시자에게 인정점을 주기로 했다.

문제는 학생 확진자의 중간고사 미결시로 인한 인정점 부여 시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확진자 인정 점수 기준은 각 학교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학교별로 시험 출제 범위나 난이도가 달라서 상황에 맞게 인정 점수를 부여한다.

대다수 학교가 확진자의 중간고사 점수를 기말고사 점수의 백분위 비율로 환산해 부여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과목에 따라 시험 등수나 백분위 점수 비율 등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인정점을 산정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소폭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현행 대입 수시 전형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내신 성적에서 1∼2점 차이로 등급이 갈릴 수 있어 학생에겐 민감한 부분이다.

기말고사 점수를 기준으로 중간고사 점수를 반영하다 보니 시험 난이도도 중요하다.

부산 한 고교 교장은 "확진 학생의 결시 불이익이 없도록 학업성적관리위를 열어 공정하게 인정점을 부여하겠다"며 "출제 교사에게 시험 난이도를 잘 고려해달라고 당부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한 고3 학생은 "고3 첫 중간고사가 가장 중요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코로나 감염으로 못 치면 억울할 것 같고 만약 기말고사에서 실수하면 중간고사 점수까지 망쳐버리는 만큼 감염 예방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합리적인 성적 기준을 마련하겠지만 내신 등급 경계선에 놓인 학생 등은 인정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