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관측 속 장제원 "정무 감각 있는 경륜 있는 분"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동시 발표될 듯…"주말로 미뤄질 가능성"
尹당선인,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고심…조각도 속도조절
한지훈 이슬기 이동환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조직 개편과 맞물린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신중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여러 경로로 후보군을 추천받고 있으나, 낙점을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서실장 후보 추천이 계속 올라가는데, 윤 당선인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경제통'을 비서실장으로 원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통상 전문가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경제 원팀'을 이룰 인물을 물색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현역 중진 의원은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나중에 다시 여의도 정치를 하려는 인물의 경우 막강한 권한이 집중되는 비서실장으로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경우 첫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계속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이 "여의도로 돌아가겠다"고 거듭 고사하는 상황이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실제로 경제 관료 출신이나 대학교수 위주로 비서실장 후보가 여러 경로로 추천되고 있다"고 전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윤 당선인의 평소 철학이 참모 인선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웬만한 분야에는 자신감을 보이는데, 경제 분야만큼은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하지 않느냐는 소신이 강하다"라고도 했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비서실장 후보군을 경제통으로 좁히지 않았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무 감각이 검증된 경륜 있는 분을 제가 삼고초려 해서 모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선인이 경제 전문가로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는 기사는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직접 뵌 분이 있고, 그 접촉된 분들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렇게 범위를 한정할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폭넓은 의견을 들으며 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 인선은 내부 조직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조직 개편의 경우 정책실 기능을 민관 합동위원회로 이관하고, 민정수석실과 제2부속실을 폐지하는 정도의 큰 그림만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개혁을 위한 물밑 작업은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2분과에서 맡고 있다.

TF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서실장이 '원팀'을 이룰 수석급 인선과 함께 검토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조직 개편 폭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새 정부 조각 작업도 애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 통의동 집무실로 출근하며 '내각은 7일쯤 윤곽이 나오나'라는 질문에 7일이 무슨 요일인지 묻고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이 전날 기자들에게 "경제부총리 후보 발표는 수요일(6일)까지 안 될 것 같다"고 말한 데 따른 질의응답이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깜짝 인선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엄격한 검증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속도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총리와 금융위원장 후보가 묶음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황에 따라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로 미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