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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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발언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된 영향이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의 7%대 돌파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3%포인트 오른 2.837%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14년 6월9일(2.84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물도 최고가를 다시 썼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065%로, 2014년 9월11일(3.082%)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년 만기 국고채도 3.050%를 기록해 2014년 9월 29일(3.0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같은 국고채 금리의 급등은 미국 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0.1%포인트 낮은 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3.5%) 수준이다.

미국에서 2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46%를 돌파하면서, 2.39%에 그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넘어섰다. 이같은 역전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초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2년 만기 국고채는 Fed의 통화정책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통상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를 뜻하지만, 이번엔 기준금리 인상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시장이 회복하면서 Fed가 빅스텝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은 오는 5월, 6월, 7월, 9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0.50%씩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 2014년 이후 '최고'…주담대 7% 시대 앞당기나
시장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가계부채 해결을 강조한 점도 시장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에 한국은행이 분명한 시그널을 주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당분간 금리는 변동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의 고용지표는 5월에 0.50% 금리인상을 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으로, 시장은 5월 0.50%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와 오는 6일 발표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긴축(QT)에 대한 단서가 제공될 경우 금리는 추가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시장금리의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6%를 넘었다. 금융채(AAA·무보증) 5년물은 지난달 28일 3.229%로 치솟으면서, 2014년 8월 이후 3% 선을 돌파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적용) 상품의 고정금리를 산정할 때 사용한다.

주담대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5%대에 진입한 후 반년도 되지 않아 6%대를 넘었다. 미국이 5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담대 금리의 7% 돌파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한은은 시장 안정을 위해 이날 2조원 규모 국고채를 매입한다. 한은은 이번 매입 조치를 통해 금리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